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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신 몸 공공택지 … 점포겸용 최고 경쟁률 1352대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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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전국 공공택지에서 ‘땅’ 매입 열풍이 불고 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상가를 지어 팔려는 건설사나 부동산개발회사(시행사)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까지 뛰어들면서 과열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경쟁률이 치솟고 일부 땅은 예정가의 두 배 이상에 팔린다. 부동산 경기가 좋은 데다 정부가 공공택지 개발 중단을 선언한 영향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아파트용지(A97블록)엔 209개 업체가 신청했다. 지난달 입찰에 부쳐진 인천 청라지구 주상복합용지(M1블록)는 예정가보다 664억원 비싼 2401억여 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나온 상업용지 21개 필지는 평균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60%나 됐다. 21개 필지 모두 예정가보다 60%가량 비싸게 팔린 셈이다.

 올 1분기 LH가 내놓은 주상복합용지·상업용지의 낙찰가율은 각각 평균 139%, 14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포인트, 14%포인트 상승했다. LH 토지판매계획부 노영봉 부장은 “저금리 영향으로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이 인기를 끌자 관련 토지를 찾는 시행·건설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개인까지 가세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나 주차장용지를 찾는다. 점포겸용은 상가주택(1층에 상가가 있는 3~4층짜리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고, 주차장은 연면적의 30% 이내에서 상가·오피스텔을 들여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용지다. 13~14일 의정부 민락2지구에서 나온 점포겸용 용지는 최고 1352대 1, 평균 3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틀간 들어온 신청예약금만 696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하반기 나온 위례신도시 점포겸용은 최고 2746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지난해 말 경상북도개발공사가 도청이전신도시에서 분양한 주차장용지는 경쟁률이 최고 55대 1에 달했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텔·상가시장까지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부동산 거래량은 19만5939건으로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업·업무용지 등이 너무 비싸게 팔리면 해당 공공택지의 편의시설 공급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용지가 대표적인 예다. 부동산 경기가 좋던 2000년대 중반 인기리(낙찰가율 200% 이상)에 팔렸지만 아파트 입주가 끝난 지금까지도 놀고 있는 땅이 적지 않다. 건설·시행사들이 땅을 너무 비싸게 산 탓에 사업성이 떨어지자 개발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판교신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상가 등의 개발이 늦어지면서 아직도 신도시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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