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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13> 무료 숙박권만 챙겨 써도 연회비 값은 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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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특급호텔 멤버십 카드를 지갑에서 자랑하듯 꺼내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처럼 호텔 문턱이 낮아지기 전이니, 10년쯤 된 얘기다. 요즘엔 멤버십 카드도 잘 보고 흔들어야 대우를 받는다. 멤버십 종류가 많은 만큼 혜택도 천차만별이다.

현재 서울시내 특급호텔 대부분이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멤버십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아무 조건 없이 가입할 수 있는 무료 멤버십과, 연회비를 내고 가입하는 유료 멤버십이다.

무료 멤버십은 호텔에서 사용한 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해 현금처럼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항공사 마일리지를 떠올리면 쉽다. 일정 포인트 이상이 쌓이면 무료로 객실을 이용할 수 있고, 객실 등급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문제는 유료 멤버십이다. 연회비에 따라 등급이 나눠지고 혜택도 다르다. 연회비는 30만원 대부터 시작해 100만원을 훌쩍 넘는 것도 있다. 주요 혜택은 무료 숙박권 1장과 객실·레스토랑·바·스파 등 각종 시설 할인이다. 할인율은 평균 10~20%로, 횟수 제한이 없다. 특급호텔 1박 정가가 30만원 대이니, 무료 숙박권만 챙겨도 연회비 값은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모든 계산이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니다. 무료 객실 숙박권은 주중에만 사용할 수 있고, 여름·겨울 성수기와 12월 24, 31일에는 사용할 수 없다. 레스토랑 쿠폰도 마찬가지다. 특급호텔은 신용카드 회사와 제휴해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멤버십 할인율과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신용카드 혜택을 먼저 확인한 뒤 멤버십에 가입해야 한다. 신용카드와 멤버십은 중복 할인이 안 된다.

멤버십에 가입할 때는 호텔 이용 목적을 생각해봐야 한다. 초창기 멤버십의 주요 고객은 단연 비즈니스 손님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오로지 놀고 먹기 위해 호텔을 찾는 사람도 많다. 이에 따라 호텔마다 멤버십 혜택이 특화돼 있다.

이를 테면 젊은 여성이 자주 찾는 W 서울은 호텔 내 시설 할인 혜택이 강하다. 반면에 한화 그룹 계열인 더 플라자는 가족 고객에게 유리하다. 전국 12개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온갖 시설의 할인 혜택이 포함돼 있다. 켄싱턴 제주 호텔 멤버십도 이랜드 그룹이 운영하는 전국 15개 호텔·리조트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얏트·힐튼·인터컨티넨탈·메리어트·스타우드 등 외국계 체인 호텔의 무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해외여행에 도움이 된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똑같은 혜택이 적용된다. 국내 브랜드는 어떨까. 롯데호텔 그룹이 서울·월드·부산·제주·울산에 있는 5개 롯데호텔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을 판매한다. 서로 다른 브랜드의 호텔을 묶은 멤버십도 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리츠칼튼 서울, 밀레니엄 서울힐튼이 통합 멤버십을 운영한다.

유료 멤버십은 숙박권을 빼면 할인 혜택이 대부분이다. 1년에 한 번 호텔을 간다면 유료 멤버십이 굳이 필요 없다. 멤버십은 어디까지나 유인책이다. 호텔에 자주 가야 하나라도 더 챙길 수 있다.

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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