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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이후에나 지수 1000 다시 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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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신흥 시장(이머징 마켓)의 돈 잔치가 끝나가고 있다."

지난해 차이나 쇼크와 이에 따른 국내 증시의 조정을 예견해 주목을 받았던 임송학(사진)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국제자금이 남미와 아시아로부터 미국으로 환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한국 증시의 상승 기류도 다음달초를 기점으로 꺾여 4분기이후에나 다시 1000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위원은 "올 초 미국이 금리를 올렸지만 실질 금리는 2002년이후 줄곧 마이너스 상태였다"며 "그러나 2분기부터는 실질 금리가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높은 수익을 찾아 미국을 떠났던 자금이 미국으로 되돌아 가면서 신흥시장 주식.채권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낮은 금리로 단기 자금을 빌려서 신흥시장에 투자한 경우가 상당수 있기 때문에 후유증이 예상외로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도 불안하다고 진단한다. 임 연구위원은 "논란은 있지만 미국 경기가 정점 근처에 있기 때문에 갈수록 미국내 소비가 위축되고 그 여파로 중국과 한국의 수출이 연쇄적으로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한국의 내수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수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성장률을 비롯한 경제 지표가 좋아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주가지수 네자릿수 시대의 안착 여부에 관심이 모여졌던 한국 증시도 그 파장으로 인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임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예상외로 크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한국 증시가 국내 유동성만으론 견조한 흐름을 보이기 힘든 만큼 신흥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한국 시장도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초까지 증시가 몇차례 상승 시도를 하겠지만 추가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경제에 대한 전망이 구체화되는 4분기이후에나 종합주가지수가 1000대를 다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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