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30·서울)이 2562일 만에 K리그에서 골을 터뜨렸다.
박주영은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1부) 5라운드 인천과 원정 경기에서 전반 9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서울은 전반 8분 에벨톤이 오른쪽 돌파 후 상대 수비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때 최용수 서울 감독은 박주영을 키커로 내세웠다. 박주영은 침착하게 상대 골문 왼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박주영이 K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은 것은 지난 2008년 4월 6일 광주 상무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AS모나코(프랑스), 아스널(잉글랜드), 셀타 비고(스페인),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박주영은 7년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지난 5일 제주전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렀던 박주영은 2경기 만에 선발 출장해 복귀골까지 신고했다. 2562일 만에 K리그에서 나온 골이었다.
경기 후 박주영은 "골을 넣으니 기분 좋다"면서도 "모든 선수들의 집념으로 만들어진 골이다. 선수들이 나에게 자신감을 주고, 쉽게 경기를 하도록 배려해준 것 같다. 팀의 도움 덕분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페널티킥은 기본적으로 키커에게 더 유리하다. 큰 부담 없이 일단 골을 넣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골 상황을 설명했다.
박주영은 K리그 복귀 후 처음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슈팅은 1개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이 아직 몸상태가 75% 수준밖에 올라오지 않았다"면서도 "기회가 왔을 때 해결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편안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주영도 "아직 몸상태가 100%는 아니다. 경기를 뛰면 뛸수록 컨디션도 올라올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면서 "공격진의 몰리나나 에벨톤 모두 기량이 뛰어나다. 호흡을 더 맞추면 득점 기회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슈팅 수가 적었던 것에 대해서도 "슈팅을 남발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리해서 슈팅 수를 늘리지 않는 것 뿐"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인천=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