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끝내기포 터트린 이진영 "제가 홈런 칠 거라고 생각한 분 없겠죠"

중앙일보

입력

  이진영(35·LG)이 끝내줬다. 프로야구 LG가 이진영의 끝내기홈런에 힘입어 시즌 첫 잠실더비를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LG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3-2로 역전승했다. 1-2로 끌려가던 9회 말, LG는 선두타자 이병규(9번)의 볼넷으로 역전 기회를 살렸다. 이틀 전 두산 마무리 윤명준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포를 쳤던 이병규는 대타로 나와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다음 타자는 이진영. 6회 1사 1·2루에서 병살타를 쳤던 이진영은 두 번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윤명준의 3구째 커브가 높게 들어오자 오른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프로 17년만에 처음 맛본 끝내기홈런. 이진영은 환호하는 팬들 앞에서 "제가 홈런 치실 거라고 생각하신 분은 없을 것 같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이진영과의 1문1답.

-몸 상태가 어떤가.

"무릎이 안 좋았는데 아까 펜스에 부딪히면서 어깨가 좀 아팠다. 많이 망설였다. 코칭스태프에게 (교체해달라고)얘기할까 고민하다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타석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게 맞는 거 같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운이 따라서 홈런이 나왔다. 지금도 아프긴 하다."

-마지막 타석은 노림수가 있었나.

"직구를 노렸다. 그런데 윤명준의 커브가 워낙 빠르고 좋아서 직구 타이밍에도 스윙이 맞았다."

-전 타석 병살타가 머리에 남지 않았나.

"잘 맞아서 안타라고 생각했는데 2루수가 가 있었다. 나에게는 불운이었다. 사실 팬들도 실망했을 것이고, 나도 실망했지만 한 점 차라서 희망을 잃지 않았다. 병규 형이 살아나가줘서 기회가 생겼다."

-LG가 최근 접전에서 많이 이겼다.

"그런 경기를 될 수 있으면 안 해야하는데 타자들이 시즌 초반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런 경기가 많다. 그래도 점점 좋아질 것이고, 나 역시도 좋아질 것이다. 이런 경기를 이김으로써 빅게임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본다."

-올해 목표는

"당연히 우승인데 좋은 팀들이 많고 전력이 강해진 팀도 많다. 사실 프로는 종이 한 장 차이이기 때문에 선수가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좋은 정신력을 가진다면 LG도 기회가 올 것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