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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강정호라도 잘해야 스트레스 풀리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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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호라도 잘해야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은데..."

프로야구 넥센 염경엽 감독은 요즘 고민이 깊다. 넥센은 시즌 초반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토종 선발들이 다소 고전하면서 순위가 하위권에 머물러있다. 이 와중에 넥센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톱타자 서건창이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3개월 재활에 들어갔다. 가라앉은 분위기 탓인지 지난 11일에는 11연패에 빠져있던 약체 kt에게 시즌 첫 승을 선사했다. 앞서 9일에는 두산전에서 에이스 밴헤켄을 올리고도 두산 투수 마야에게 노히트노런 기록을 내주며 0-1로 졌다. 염 감독은 12일 kt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앞서 "나까지 기운 빠져 있으면 선수들에게 가는 압박감이 심하기 때문에 티 안내려고 한다"면서도 표정이 밝지 않았다.

염 감독은 답답한 상황을 잊어보려 이날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첫 선발 출전한 강정호 경기를 시청했다. 그런데 강정호의 기록도 좋지 않았다. 강정호는 밀워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유격수 8번타자로 나와 3타수 무안타(2삼진)에 그쳤다. 헛스윙 삼진 두 번과 유격수 땅볼이었다.

염 감독은 "강정호라도 잘해야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아서 봤는데 마음이 급해보이더라"며 "그런데 (강)정호만 못한 게 아니다. 피츠버그 타자들 다 못치지 않았나. 상대 구위가 좋았다"고 말했다. 피츠버그는 밀워키에 0-6으로 완패를 당했다.

비록 상대 투수의 호투 때문이지만 강정호에게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염 감독은 "정호는 원래 빠른 볼을 잘 친다. 근데 오늘은 잘 못 치더라. 한국에서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해 장타를 날리던 그 폼이 아니고 조금 빠르게 방망이를 돌리더라. 아무래도 첫 선발이라 긴장해서 그런 것 같다"며 "워낙 적응이 빠른 타입이니 곧 잘 하게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선발이 아닌 대타로 자주 나올 강정호를 향한 조언도 있었다. 염 감독은 "정호는 프로에 데뷔해서 쭉 주전만 했기 때문에 대타로서 어떻게 컨디션 조절을 해야하는지 아직 잘 모를 것"이라며 "백업 선수는 언제든지 경기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타순을 잘 보고 '내가 언제쯤 나갈 수도 있구나'하는 흐름도 잘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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