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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양한 지식을 퍼즐 삼아 우주라는 큰 판에 채워볼까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여러분은 퍼즐 게임 좋아하시나요? 퍼즐 맞추기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는 취미 가운데 하나죠. 저도 몇 년 전에 500조각의 퍼즐을 선물 받은 적이 있었는데, 단 한 조각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수백 개에 달하는 조각들을 제대로 맞출 자신이 없어서 아예 시작할 엄두를 못 냈거든요. 그리곤 골똘히 생각했죠. 단순하게는 4조각에서부터 많게는 수천 조각에 달하는 퍼즐을 어떻게 해야 잘 맞출 수 있을지 말이죠. 퍼즐을 맞추려면 각각의 퍼즐 조각들이 어떤 모양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 조각들이 전체 판에서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퍼즐 조각들을 지식과 정보라고 바꿔서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20세기 이후 과학의 급속한 발전 덕분에 엄청난 지식을 축적해 왔습니다. 인류 사회의 역사를 비롯해 수많은 생명체와 지구 및 태양, 심지어는 137억 년 전에 발생했던 우주의 시작인 빅뱅(big bang)까지 말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과학적·역사적 지식과 정보는 바로 ‘우주’라는 퍼즐 판을 채우는 수많은 퍼즐 조각들과 같습니다. 우리가 각각의 퍼즐 조각을 모두 해독하고 완벽하게 맞추는 건 불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무조건 많은 정보를 배우고 소화한다고 해서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보장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는데 더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와 지식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퍼즐 조각 중 어떤 지식과 정보가 우리의 삶에 더 필요한 것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때는 퍼즐 조각이 아니라 전체적인 퍼즐 판을 봐야 합니다. 빅 히스토리(Big History)는 지금까지 인간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건과 현상을 살펴보았던 관점을 지구와 우주로까지 확대시킵니다. 137억 년 역사의 우주가 빅 히스토리의 전체 퍼즐 판이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퍼즐 판 위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수많은 지식들의 퍼즐 조각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떤 조각을 맞출 수 있고, 어떤 조각은 맞출 수 없는지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겠지요?

빅 히스토리라는 퍼즐 판은 단순히 수많은 조각들을 맞추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조각난 지식들을 우주라는 거대한 틀 속에서 맞춰보고 재배열하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공통점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던 현상들을 서로 연결하기 시작합니다. 137억 년 전에 발생했던 빅뱅을 통해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모든 것의 기원, 우주 속에서 인간과 다양한 생명체가 지니는 역사적·철학적 의미에 대해서까지 생각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빅 히스토리는 수많은 기원의 스토리에 관심을 가집니다. 오늘날 가장 믿을 만하다고 보는 과학적 증거와 지식뿐 아니라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신화와 전설을 통해 인간과 세상, 그리고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입니다. 기원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모양을 지닌 퍼즐 조각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완전히 달라 보이는 조각이 서로 연결되면 어떤 그림이 나타날 수 있을지 상상하는 것이지요. 소중 독자들이 맞출 수 있는 쉬운 퍼즐 조각들을 이용해 137억 년에 걸친 우주라는 빅 히스토리 퍼즐 판을 조금씩 완성해가는 여행을 이 칼럼을 통해 함께 시작해 보도록 합시다.

Big Question 생각해 봅시다

① 우리가 ‘우주’라는 퍼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② 내가 알고 있는 ‘우주의 퍼즐 조각’ 정보들을 적어보세요.
③ 하나의 빅 히스토리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개념들이 필요할까요?

김서형 이화여자대학교 지구사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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