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의 대한 무역 공세 선거용만은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덤핑판정을 포함한 한국수출상품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지난 2년동안 계속되어온 미국경제의 불황 뿐 아니라 금년에 치르게된 총선거와 직접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미국관리들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선거의 해는 행정부가 미국내 각 로비 단체들의 공세에 가장 취약성을 드러내는 시기다.노조와 기업들은 표와 정치자금으로 행정부에 대한 압력을 가한다. 그래서 양당간의 선거전이 치열하면 할수록 보호주의를 주장하는 세력의 힘은 강해지는법이라고 MIT대의 경제학교수 「새뮤얼슨」박사는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경향을 행정부 자체가 어느 정도 이용해서 한국에 대한 규제압력을 가중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미 행정부는 이른바 호혜주의(Reciprocity)라는 원칙을 내세워 한국 상품에 대한 규제가 한국 시장의 실질적인 대미개방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암시해 왔다.
그와 같온 암시가 가장 노골적으로 나타난 것이 지난 1월 뉴욕의 아시아학회에서 미국무성 아시아-대평양담당차관보 「울포위츠」의 협박에 가까운 연설내용(본지 3월5일자참조) 이다.
이와 같은 미 행정부의 태도는 현재 일고 있는 규제의 파고가 선거때를 맞아 높아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케 해주는 선거 이후에 대한 기대를 무자비하게 짓밟아 버린다.
워싱턴의 한 한국 외교소식통은「울포위츠」차관보의 연설내용에 대해 『직접 대면해서는 그 처럼 과격한 용어를 쓰지 않는다』며 미국이 한국에 가하는 압력은 일본에 대해 가하는 압력의 수준에는 덜 미친다고 말했다.
미국은 83년 2월부터 일본에 대해 「조용한 압력」으로 전술을 바꿨었다. 그 때 「레이건」대통령은 과일 주스를 사라느니, 국방비를 올리라느니 하는 문제로 일본인의 머리를 두드리지 않고 비공개적으로 설득하면 협력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좌관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부드러운전술을 바꾸어 3월 내지 4월까지 시한을 정해 미일간에 미루어온 통상문제에 구체적인 약속을 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레이건」행정부는 민주당대통령후보가 미국이 일본에 너무 관대하다고 비난할 것을 예상하고 이에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울포위츠」의 연설은 그런 분위기를 한국쪽에 대해 반영한 것인지도 모른다.
수출물량이나 시장 점유율면에서 일본에 비해 비교가 안되는 한국에 대해 미국이 보이고있는 격렬한 반응에 대해 워싱턴의 한 미 관계 전문가는 미국 행정부나 업계가 한국 상품의 시장 점유율이 더 커지기 전에 묶어 놓으려는 「예방조치」인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움직임은 척후병격인 미국내 TV로비는 대단히 강력하다.
이번 한국산 컬러TV에 대해 덤핑을 제소한 측은 IRWA,-BEW,-UE,RMW둥 4개 노조와 제너럴 일렉트릭 및 제니스 라디오등 생산업체들이다. 이들은 60년대에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일본TV를 지금 한국 TV에 대해 하고있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억제한 전력을 갖고 있다. 이 충돌로 일본 TV업자들은 현지생산체제로 판매전략을 바꾸는 계기로 삼았다.
이런 배경에서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미상무성의 한국산 컬러TV 덤핑심사과정에 한국 TV업계를 대변하고 있는 워싱턴의 아놀드앤드포터 법률사무소 김석한변호사는 미상무성이 재량권을 가진 부분에서 불공정한 결정을 내려 덤핑판정이 내려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덤핑심사과정은 실제조사기능과 정책기능으로 분리해볼 수 있는데 실무기능즉 자료심사과정은 왜곡될 수도 없고 실제로 왜곡되지도 않았으나 고위관리들이 재량권을 가진 부분에서 부당한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덤핑예비판정은 복잡한 사건, 해당업체수가 많은 사건 및 사건에 관한 증빙자료가 방대할 경우 상무성의 재량에 따라 50일을 연기할 수가 있다.
그런데 한국TV의 경우 법적문제가 많이 제기되어 복잡했고, 증빙자료가 컴퓨터 프린트 아우트로 수천장이 되는 방대한 것이었고 4개 회사 (과거3개회사가 관련된 경우 연기가 된적이 있었다)가 대상이 되었는데도 판정연기 신청을 기각했다.
상무성은 처음 이 사건조사를 조사국에 맡겼다가 자료가 너무 방대해서 인원이 부족하니까 준칙감시국으로 사건을 넘기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연기를 기각한 것은 정책적 고려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남긴다고 김변호사는 말했다.
②상무성 조사관들은 한국에 와서 각사 조사기간을 각각 1주일로 한정했기 때문에 충분한 자료준비가 불가능 했다. 한국측이 이 문제를 제기하자 상무성은 2차 보충조사관을 파견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주일미대사관직원을 보내겠다고 한 후 아예 조사관의 재파견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뒤늦게 증빙자료를 미국으로 가져가 상무성에 제출했으나 상무성은 추가자료는 보지 않고 예비판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제 컬러TV 덤핑 사건은 오는 16일에 있을 ITC의 피해유무에 관한 판정이 남아 있다.
이 판정은 지난 3년동안 덤핑혐의 상품의 수입으로 국내 해당산업에 상당한 피해가 있었는지를 결정해서 덤핑 당사자에게 반덤핑관세가 부과된다.
만약 여기서 피해가 있었다는 판정이 날 경우도 통상법 7백36조에 따라 90일안에 재심청구를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상무성이 접수 또는 기각하는 것은 그들의 재량권에 달려 있다.
방미중인 금진호상공부장관은 「볼드리지」미상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재심청구를 신중히 검토해 주도록 요청했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