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미 국방 “신형 스텔스 전투기 아·태지역 투입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15.04.10 01:00

업데이트 2015.04.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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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을 거쳐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오른쪽 둘째)이 9일 경기도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해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테런스 오샤너시 미7공군사령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 스캐퍼로티 사령관, 카터 장관, 박재복 공군작전사령관.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에 온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9일 “미국이 현재 투자하고 있는 많은 새로운 군사력과 장비가 아·태지역에 투입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취임 이후 처음 한국을 찾은 카터 장관은 이날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직후 첫 일정으로 주한미군 장병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카터 장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 인구와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한 지역”이라며 “우리(미국)는 새로운 스텔스 전투기, 스텔스 폭격기, 새로운 함정 등을 만들고 있고 이 지역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이 매우 어렵고 중요한 작전지역이기 때문 ”이라며 "한반도가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괌과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기지에 F-22 스텔스 전투기와 B-2 스텔스 폭격기 등을 수시로 배치해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이날 그의 발언은 스텔스 전력이 없는 한반도에 실전배치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카터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안보는 산소와 같다. 안보를 유지하고, 가지고 있을 때는 신경을 쓰지 않지만 안보가 없으면 모두 안보만 생각하게 된다”며 “여러분들이 한반도에서 (안보를 유지하면서) 살 수 있게 지켜주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가 한반도고, 여러분들이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숙련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터 장관은 이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나 미사일방어(MD) 체계와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10일 카터 장관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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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터 장관 방한을 계기로 최근 북한의 핵소형화와 미사일(KN-08) 실전배치를 두고 한·미 간에 보인 혼선을 조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사드에 대해 어디까지 논의가 이뤄질 지도 관심거리다.

한국과 미국은 최근 외교·국방 분야 모두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한·일 과거사를 놓고 한·미 외교 당국자들의 온도차가 확인된 데 이어 양국의 최우선 현안인 북한 위협을 놓고서도 군 당국 간의 판단이 다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아직 핵무기를 소형화해 탄도미사일에 장착했다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의 실전 배치 여부를 놓고도 “현재 실전 배치에 이르지 않았다는 게 미국의 공식 입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전날 윌리엄 고트니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사령관이 펜타곤 브리핑에서 “북한은 KN-08에 핵 무기를 탑재해 본토로 발사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KN-08은 가동 중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것과 정반대다.

 양국 국방 당국은 이미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달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의 방한을 앞두고 “사드는 의제에 없다”는 한국 국방부와 “논의할 것”이라는 미국 합참 인사의 말이 엇갈렸다.

 북한 위협을 둘러싼 한·미의 입장차는 단순히 사드 배치의 문제를 넘어 미국이 양대 이단아로 간주했던 북한·이란 중 이란 핵 문제가 풀리며 미국 군·정보 당국의 초점이 북한으로 집중되는데도 있다. 미 국방부의 일레인 번 핵·MD 담당 부차관보는 7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는 북한·이란의 위협에 대비한 것”이라면서도 이란에 대해선 “이란 핵 협상이 오는 6월 타결되면 이란 미사일의 핵 무장을 막게 된다”고 기대했다. 과거사를 둘러싼 한·미 간 입장 차이는 한·일 두 동맹국을 묶어 아시아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한·일 간 과거사 갈등으로 차질을 빚는다는 미국 정부의 우려가 반영된 때문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차두현 전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오키나와·괌 등의 확장억제 전력에 미칠 위협을 점점 의식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이런 기류를 미리 읽어야 한다”며 “한·일 과거사 문제도 미국에 대놓고 심판자로 나서라고 요구하면 오히려 줄 것이 많은 일본에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산=국방부 공동취재단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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