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을 긋지 않아 30년간 무단횡단이 이뤄지던 대구 서문시장 앞 도로에 횡단보도가 설치된다. <본지 지난해 7월 9일자 20면>본지>
대구경찰청은 7일 연말까지 2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서문시장 주변 2곳에 20m 길이의 횡단보도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횡단보도 설치 지역에 대한 설계를 진행 중이다. 한국전력의 배전 박스를 뜯어내기 위해 별도 협상도 벌이고 있다.
서문시장 앞은 1985년부터 횡단보도가 따로 없었다. 당시 대구시가 민간투자 방식으로 시장 입구에 횡단보도 대신 지하상가를 만들면서다. 지하상가가 횡단보도 역할을 대신한다며 상인을 유치했고, 한복점 등 330여 곳이 지하에 들어섰다.
2000년께 횡단보도를 다시 만들려 하자 지하상가 상인들이 반대했다. 지하로 내려오는 유동인구가 줄면 상가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루 3만 명이 시장을 오가며 수십 년간 무단횡단이 계속된 배경이다.
아직 상인들은 횡단보도 설치가 반갑지 않다. 대구시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등 지하상가 접근성을 높이는 별도의 편의시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