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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피플에게 영감 준 비주얼…에로틱하고 도발적인 이미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레몬트리] 본능적으로 남다른 감각을 타고난 패션 피플들. 그들도 감탄해 마지않는, 몇 번이고 찾아보며 사소한 디테일 하나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광고 캠페인을 말해왔다.

2015 S/S DOLCE&GABBANA Bag, A Family’s Affinity

“여름, 시칠리아의 거리. 고추, 호박, 가지 등 신선한 채소가 프린트된 빈티지 드레스와 시스루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이 바닷빛만큼 싱그러운 미소를 지닌 소년들과 눈빛을 나누며 맘보 춤을 추고 데이트도 한다”는 내용의 광고 캠페인.

지중해 연안의 휴양지 이탈리아 포르토피노의 마을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이탈리아의 푸른 바다와 그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옷과 가방, 관능적인 여인들, 생기 넘치는 소년들까지, 여유롭고 아름다우며 흥미로운 작품이다.

by 『레옹 코리아』 패션 에디터 박현아

이탈리아를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드라마를 보는 듯해서 좋다. 특히 가족이라는 DNA를 지닌 이탈리아 브랜드여서인지 캠페인에서도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업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점이 오히려 신선하다.

샤넬이 영화적인 무드가 있다면 돌체앤가바나는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래서 좋다. 색채도 뚜렷하고 진짜 그곳에 있는 듯한 강렬한 임팩트를 준다. 지면이나 컬렉션 현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영감을 주는 것 같다.

2005 PRADA 향수를 위한 단편 「선더 퍼펙트 마인드」

리들리 스콧과 그의 딸 조던 스콧 감독이 만든 러닝타임 5분의 단편영화이자 프라다의 패션 필름. 1세기에 쓰인 시 ‘선더 퍼펙트 마인드’를 기초로 여성의 다양한 정신세계와 ‘여성이 되기까지의 복잡함’을 담아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영된 화제작이기도 하다.

by 남성 편집숍 ‘알란스’ 대표 남훈

프라다 향수 광고인 ‘Thunder Perfect Mind’는 유명 스타의 섹스어필, 화려하고 글래머러스한 비주얼이 많은 기존 향수 광고와 다른 접근법이 고상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제품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매력을 탐구하는 느낌이라 오래도록 좋아하던 광고이자 단편영화다.

베를린의 건축과 프라다 의상의 모노톤도 잘 어울리고, 슈퍼모델 다리아 워보이의 매력도 가득하다. 남성복을 컨설팅하는 내게 ‘여성복이란 이랬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느낌을 받았다.

2015 S/S BOTTEGA VENETA

일본에 현존하는 사진작가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인 아라키 노부요시와 작업한 2015 S/S 광고 캠페인. 보테가 베네타가 예술가들과 함께 선보이는 크리에이티브한 협업의 최신판으로 이번 시즌 캠페인은 도쿄 로케이션으로 촬영되었다.

댄스와 움직임의 자유로움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얻어 여성과 남성 컬렉션을 모두 소개한다. 아라키 노부요시는 대담하고도 에로틱한 이미지를 담는 사진작가로 도발적인 이미지를 넘어 짙은 호소력과 솔직함, 인간의 신랄함까지 담겨 쉽게 잊히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by 『아레나』 패션 디렉터 성범수

꽤 오래전 기억 속 그 사진. 쪼그리고 앉아 수박을 먹던 여인은 내 가슴에 남았다. 이번 보테가 베네타의 캠페인은 그 아라키 노부요시가 촬영을 진행했다. 분명 개인 작품에 비해 강렬함은 떨어지지만, 그의 작업엔 벗어날 수 없는 흔적이 상존한다.

촬영장 한쪽, 누군가 결박당한 상황이 존재하고 아라키는 그 모습을 운명적으로 피해 촬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부지불식간, 난 셜록처럼 그 단서를 찾기 위해 사진 구석구석을 살폈다. 그게 힘이다. 잡지 한 장 한 장 스쳐 넘기던 누군가를 멈춰 세우고, 기억 속에 남긴다.

그리고 트라우마와 같은 얽매임을 영원불멸하게 선사한다. 아직까지 난 성격 없이 살아왔다. 보테가 베네타의 캠페인이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곧추세운 성격을 다음 작업에 담아낼 작정이다. 실패하면, 그냥 전처럼 성격 없이 살아야겠지만.

2015 S/S CELINE & SAINT LAURENT PARIS & DOLCE&GABBANA

셀린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살린다는 평가를 받는 포토그래퍼 유르겐 텔러가 이번 시즌 역시 광고 캠페인을 작업했다. 차갑고 세련된 도시 여성과 편안한 스타일링이 묘하게 공존하는 이미지를 그리는 그의 비주얼이 미국의 여류 작가 존 디디온과 만나 여성은 나이를 먹어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더불어 셀린느의 옷을 입으면 저렇게 될 것이라는 생각까지 주입하는 탁월한 캠페인. 또 하나는 캐나다의 화가이자 싱어송라이터인 포크 가수 조니 미첼이 이번 시즌 ‘잇 그래니’를 예약했다.

1960~70년대 자유분방한 보호 시크 룩의 아이콘이었던 그녀는 챙 넓은 페도라와 튜닉을 입고 기타를 연주하는 것만으로 생로랑 브랜드의 자유분방함과 자신감을 매력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관능적인 젊은 모델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생로랑의 에디 슬리먼은 역시 명민했다.

by 『헤렌』 패션 디렉터 정장조

2015 S/S 시즌엔 ‘어리고 핫한 모델만 브랜드의 광고 캠페인을 장식한다’는 암묵적인 룰을 깬 광고가 많다. 셀린느는 미국 『보그』 에디터 출신의 여류 작가 존 디디온(81세)을 캠페인 모델로 기용했고, 생로랑은 1970년대를 주름잡은 캐나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조니 미첼(72세)을 광고 모델로, 돌체앤가바나는 주름이 깊게 파인 흰머리의 이름 모를 할머니들이 그 주인공이다.

‘granny chic’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러한 광고 캠페인은 어떤 나이에도 그들 브랜드의 옷이 잘 어울릴 거라는 상업적인 의도로 제작됐을지 모르지만 에디터에게는 ‘패션과 나이는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광고다.

60세 이상의 여성들도 충분히 스타일리시할 수 있으며, 시니어 스타일의 정석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더불어 에디터 역시 60~70세가 되어도 스틸레토 힐을 포기하고 싶지 않게 만든 순간이었다.

기획 레몬트리 민영·이지영(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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