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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쓴 괴한, 도쿄 한국문화원 방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도쿄 신주쿠(新宿)구 한국문화원에서 25일 밤 '복면 괴한'에 의한 방화 사건이 발생해 외벽 일부가 불에 탔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문화원 측 CCTV를 보면, 이날 밤 11시50분쯤 신원을 알 수 없는 괴한이 검은 복면을 쓰고 문화원 건물 옆 보조 출입구 쪽으로 다가선다. 이후 라이터용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인다. 불길은 기름을 타고 순식간에 치솟아 오른다. 복면 괴한은 곧바로 달아난다. 외벽은 석재로 싸여 있어 불이 번지지 못하고 꺼졌다. 다친 사람도 없었다. 외벽엔 시커먼 그을음만 남았다. 이날 밤 11시 55분쯤 퇴근하며 현장을 목격한 한국관광공사 직원은 “벽면이 검게 그을려 있었고 음료수 캔 비슷한 것에 약간 불씨가 남아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문화원 측은 일본 경찰에 범인 검거와 함께 특별 경계 강화를 요청했다. 심동섭 도쿄 한국문화원장은 “사건 발생 이후 일본 경찰이 두 차례 조사를 했다”며 “범인을 조기에 검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일본 경찰은 CC(폐쇄회로)TV 영상을 토대로 범인을 쫓고 있지만 아직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 방화는 반한 감정을 가진 일본 극우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주일 한국 공관에 대한 공격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독도 문제로 한·일 갈등이 컸던 1996년 7월엔 일본 우익단체 간부가 차량을 타고 도쿄 한국대사관 정문으로 돌진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반한 시위가 한창이던 2013년 1월에는 고베 한국 총영사관에 연막탄이 날아들기도 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사진 도쿄=이정헌 특파원, 영상 한국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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