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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빌려주며 도박시키고 굴착기 뺏고…어촌마을 도박장, 공무원도 연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에서 도박장을 차리고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인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중에는 옹진군 소속 공무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도박장을 차리고 주민들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주며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조모(49)씨와 홍모(39)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도박을 한 옹진군청 소속 공무원 황모(31)씨와 대청도 주민 18명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씨 등은 지난해 1월 30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자신들이 운영하는 대청도 펜션 등에 도박장을 차리고 주민들에게 도박자금 3억원을 빌려주며 이른바 '도리짓고땡' 도박을 한 혐의다.

황씨와 대청도 주민 18명은 지난해 1월 30일부터 지난달까지 자신들의 돈 6500만원과 조씨 등에게 빌린 돈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 등은 도박하는 주민들에게 한 판당 5만~10만원의 도박장 개장비를 받았다. 이것만 1억원에 이른다. 도박자금도 빌려주고 돈을 갚지 못한 이들은 협박하며 해변으로 끌고가 폭력을 휘둘렀다.

이들의 협박에 일부 주민들은 5000만원을 빌리고도 7500만원 상당의 굴삭기를 빼앗긴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주민들은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조씨가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인부로 취업해 일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된 주민 중에는 17차례 도박에 가담한 경우도 있었다"며 "판돈도 회당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대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도박장을 개장한 조씨 등에게 식사와 물품 등을 제공받은 혐의로 대청면 파출소장 김모(56) 경감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경감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경감이 조씨 등에게 물품을 제공받으면서 도박장 운영 사실을 눈감아줬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다른 도서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moran@joongang.co.kr
[영상=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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