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 기자의 학창시절]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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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들여 읽고 있는 책이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제목은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해냄출판)입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건 '대학생들의 빈곤'에 대해 다룬 기사를 읽고부터입니다. 무거운 등록금과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대학생의 현실을 담은 기사 내용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대학 알리미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요즘 사립대에 다니려면 적게는 400만원에서 많게는 9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야 한답니다. 아시다시피 그 돈은 부모의 노후 자금이거나 학생 자신의 미래를 저당잡고 빌려온 빚이겠지요. 대학 4년을 배우고 졸업하면 그 막대한 돈을 갚을 만한 직장에 들어가기 쉽지 않다는 사실 역시 유감스럽지만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상황이 이럴진대, 학생들에게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고 독려하는 게 과연 맞는 일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교육 섹션 기자로 일하면서 우등생의 학습 노하우를 전하고, 잘 가르치는 교사의 교수법을 소개한 건 '이렇게 하면 자신, 또는 자신의 제자가 좀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정보를 공유하게 위해서였던 거죠. 느닷없이 제 일의 정당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겁니다.

이 책에는 더이상 학문의 전당, 지성의 요람이 아니라 취업 사관학교로 바뀐 대학의 현주소를 짚어내고 있습니다. 대학 강의실엔 질문과 토론이 사라졌고, 대학생들은 대학 입시를 치르듯 취업 경쟁에 돌입한 현실을 낱낱이 읽다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천천히 읽느라 아직 다 읽진 못했습니다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저는 여전히 이전과 비슷한 기사를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기사 말입니다. "될대로 되라"는 마음인 건 물론 아닙니다. "왜 대학에 가야 하는가"라는 고민은 시작했지만, "대학이 아니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아직 못 찾았기 때문이죠. 저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하고 있으니, 이 길 외에 다른 길을 제시해주는 건 쉽지 않습니다.

'대학 아닌 무엇'에 대한 명쾌한 답 대신, 좀더 많은 독자분들과 "왜 우리는 대학에 가야 하는가"라는 화두를 공유하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공부 잘하는 방법과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하는 기사와 함께, 이 책의 일독을 권해봅니다.

강남통신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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