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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독자들이 뽑은 미래 직업 전문가를 만나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비서야~” 이수영 한국과학기술원 뇌과학센터 소장이 인공지능로봇의 이름을 부릅니다. 이 소장이 개발한 비서 로봇은 전화도 받을 수 있고, 오늘의 날씨를 알려줄 수도 있답니다. 이 소장은 인공지능 전문가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미래를 함께할 새로운 직업’ 44선 중 소중 독자들이 뽑은 인기 직업 2위를 차지했죠. 홀로그램 전문가부터 녹색건축 전문가까지 미래를 함께할 유망 직업을 소개합니다.

모델=김민기(대전 상원초 6) 학생기자, 이수영 한국과학기술원 뇌과학센터 소장, 사진=장진영 기자

2030년. 지금으로부터 15년 뒤면 소중독자들이 20대 후반이 돼 직업을 가질 나이가 됩니다. 여러분이 어른이 된 미래엔 어떤 직업이 인기를 끌게 될까요?

얼마 전 소중카페에서 이와 관련된 설문조사가 진행됐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미래 신직업 44선 중 가장 흥미 있는 직업을 골라 투표하는 것이었죠.

쟁쟁한 후보들 중에서 홀로그램 전문가(1위)와 인공지능 전문가(2위), 감성인식기술 전문가(3위)와 녹색건축 전문가(4위)가 선택됐습니다.
이들 직업은 과연 미래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한국고용정보원의 도움을 받아 소중 학생기자들이 네 명의 유망 직종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1위 | 홀로그램 전문가
영화 속 광선검 같은 홀로그램 어른 되면 도전해 보세요

박창준(왼쪽) 홀로그래미카 대표와 박혜미 학생기자가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팝핀댄서 옆에 나란히 서 있다.

30년 전, 낯설었던 프로그래머는 지금은 누구나 아는 직업이 됐다. 홀로그램 역시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이젠 공연·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2년 전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 나타난 걸그룹 소녀시대 역시 3D 홀로그램이었다. 사실을 알고 실망한 것도 잠시, 사람들은 바로 움직임은 물론 그림자까지 생생한 영상에 관심을 보였다. 이 영상에는 홀로그램 전문가인 박창준(43) 홀로그래미카 대표가 연출한 기법이 쓰였다. 박 대표는 “홀로그램은 완벽한 영상, 완전한 그림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며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작업”이라고 박혜미(14, 용인 홈스쿨링) 학생기자에게 설명했다.

홀로그램 작업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 레이저광이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효과를 이용해 입체 영상을 나타내는 방식과 반사판 같은 특수 재료에 간접광을 반사시켜 얻어지는 영상을 보는 방법이다. 주로 두 번째 방식이 사용된다.

“요즘 볼 수 있는 홀로그램은 페퍼스 고스트(Pepper’s Ghost) 원리를 이용한 반사형 홀로그램입니다. 공상 과학 영화처럼 360도 어느 방향에서나 볼 수 있는 홀로그램은 아직 현실에선 구현하기 힘들죠.”

홀로그램 영상이 파티의 흥을 더하고 있다.

바닥에 반사된 영상을 투명 스크린이 잡아내 관객에게 보여주는 페퍼스 고스트는 1800년대 유럽의 연극 무대에서 처음 등장한 연출 기법이다. 이것이 발전해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것이다. 페퍼스 고스트 기법을 직접 보기 위해 영상실로 향했다. 영상실 무대에는 홀로그램 댄스 가수가 춤추고 있었다. 무대 뒤로 가자 박 대표의 설명대로 가수는 사라지고 45도 각도로 기울어진 바닥에 비친 영상만 보였다.

시계 광고에 적용된 홀로그램 기법.

홀로그램 기술은 해외에서 먼저 발전했다. 페퍼스 고스트 원리를 이용한 홀로그램 기술 특허도 영국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홀로그램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2년 전 영국에서 홀로그램으로 K-POP 공연을 했어요. 자신들의 특허를 이용해 우리가 만든 공연을 보고 영국에서 극찬을 했죠. 그만큼 우리는 홀로그램 기술을 사용해 공연을 구성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공연 산업에서 홀로그램은 이미 주요 기술 중 하나다. 서울 동대문에 해외 관광객 대상 홀로그램 K-POP 콘서트홀이 있을 정도다.

2013년 서울 강남역에서 열린 소녀시대 홀로그램 콘서트.

박 대표는 원격의료·교육 분야에도 사용될 수 있어 전망이 밝다고 얘기했다. 몸속을 홀로그램으로 확인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고, 직접 갈 수 없는 장소를 홀로그램으로 보며 공부할 수 있다. 대학교·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전자부품연구원에서 홀로그래피 원천기술과 응용기술 개발을 하고 있으며,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광운대·인하대 등에서도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관련 직종은 크게 4가지다. 기술 개발 연구원과 관련 콘텐트 기획자, 영상을 만드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다. 박 대표는 “홀로그램은 일종의 융합 산업”이라며 “영상제작·음향·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수많은 기술과 지식이 융합되는 만큼 원만한 대인관계와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는 게 좋다.

영화에 나오는 광선검 같은 홀로그램이 현실에서 구현되려면 적어도 40~5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만큼 힘든 기술이지만 발전 가능성은 많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여러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면 좋은 홀로그램 기술자가 될 수 있습니다. 도전하세요.”

박혜미(14, 용인 홈스쿨링) 학생기자의 취재 후기

“홀로그램은 공상 과학 영화 속 이야기인 줄만 알았어요.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홀로그램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고민했죠. 미래 유망 직업에 대해 취재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구두를 신는 행동과 비슷한 것 같아요. ‘오늘은 어디로 갈까’ 설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랍니다.영영 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을 홀로그램으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신기할까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홀로그램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글=이경희·이지은·김록환 기자 dungle@joongang.co.kr, 사진=장진영·우상조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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