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타이거 우즈'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 우즈에게 대회 네 번째 우승컵을 안겨준 환상적인 칩샷으로 이룬 버디 덕분이다.
이날 16번 홀(파3)에서 우즈의 티샷은 그린을 넘어 왼쪽 러프에 떨어져 파를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즈는 칩샷으로 볼을 홀컵 위쪽 7m 거리에 떨어뜨렸다. 경사진 그린에 떨어진 볼은 여기서부터 ㄱ자를 그리며 홀컵 쪽으로 굴러내리기 시작했다. 90도 각도로 휙 휘어지는 나이키 로고가 그린 위에 그려지는 듯한 장면이었다.
더욱 인상적인 광경은 볼이 홀컵 앞에서 멈춰서면서 전개됐다. 우즈가 사용한 '원 플래티넘' 볼의 나이키 로고 일부가 살짝 보이는 상황에서 볼이 홀컵 앞에 멈췄다. 그러다 1.5초 후 볼은 스르르 굴러 다시 한번 휙 회전하며 나이키 로고 전체를 드러내면서 홀컵에 빨려들어갔다. 이 짜릿한 순간 볼에 새겨져 있던 나이키 로고는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광고보다 더 인상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는 12일 이 장면 덕분에 우즈의 후원업체 나이키는 홀인원에 비견할 만한 광고효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WSJ는 우즈의 기적적인 칩샷 덕분에 나이키가 지난 5년간 우즈에게 스폰서비로 지급한 1억 달러 이상의 광고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우즈는 나이키의 후원을 받는 대신 셔츠와 모자에 나이키 로고를 달아왔고 나이키가 만든 골프클럽과 볼을 사용하고 있다.
이 장면의 광고 효과는 대회가 끝난 후에도 이어졌다. 10일 이후 전 세계 방송의 스포츠 하이라이트에서 수차례 그 장면이 방영됐고, 앞으로도 계속 방송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이를 광고로 만들어 효과를 극대화할 것인지를 놓고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고 WSJ는 전했다.
박수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