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이넘 "비무장지대 걸어서 횡단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2015.03.13 00:25

업데이트 2015.03.1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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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1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도보 횡단 추진 계획을 밝혔다. [뉴욕=AP 뉴시스]

여성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81)이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도보 횡단 계획을 밝혔다. 스타이넘을 비롯한 ‘위민 크로스 디엠지(Women Cross DMZ)’ 회원들은 1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 통일을 염원하며 남한과 북한을 가로막은 DMZ를 걸어서 넘고 싶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회견에는 스타이넘을 비롯해 월트 디즈니의 손녀인 영화 제작자 애비게일 디즈니, 정현경 미 유니언신학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5월 24일 12개국의 여성운동가 30명이 북한에서 남한으로 DMZ를 걸어서 넘는 행사를 추진 중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타이넘은 “인류를 가로막은 가장 상징적인 시설이 DMZ”라며 “DMZ를 걸어서 넘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너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여성 평화걷기’로 이름 붙여진 이 행사에는 197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의 메어리드 맥과이어와 201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리마 보위도 참가할 계획이다.

 이 행사를 기획한 크리스틴 안은 행사 승인과 관련해 “DMZ를 지키는 유엔군 사령부는 한국 정부의 동의를 전제로 잠정 승인했으며, 북한은 원칙적인 승인 방침 하에 여건이 성숙하면 최종 허락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아직 한국 정부는 공식적인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외국인은 방북 및 방남 승인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남북한 주민이 아닌 경우에는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방북 승인을 할 수는 없다”며 “DMZ를 지난다면 유엔군 사령부를 통해서 (통행 신청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북 경로 등 구체적 계획이 우리 측에 전달되면 법무부와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승인 요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스타이넘은 미국 여성 운동의 대모이다. 60년대 후반 민권 운동이 활기를 띠기 시작할 무렵 여성 운동에 뛰어들었으며, 전미여성기구(NOW)를 설립했다. 저서로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일상의 반란』 등이 있다. ‘결혼은 관계를 파괴하는 제도’라고 주장하다 66세이던 2000년 세 살 연하의 남아공 출신 사업가 데이비드 베일과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영화배우 크리스찬 베일의 아버지다.

특히 스타이넘은 아름다운 외모로 ‘페미니즘 운동가는 예쁘지 않다’는 편견을 깬 여성 운동가로 유명하다. 그는 63년 ‘바니걸’로 위장 취업해 플레이보이 클럽 내 성적 착취 실태를 폭로했고, 72년 최초의 페미니스트 잡지 ‘미즈’를 창간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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