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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퍼스널컴퓨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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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2년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은 컴퓨터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그만큼 컴퓨터는 이제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가 되었다.
특히 개인용(퍼스널)컴퓨터의 보급확대는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를 더욱 밀착시켜주고 있다.
작년말 기준으로 83년 세계의 개인용컴퓨터 총판매량은 줄잡아 2천만대. 올해는 35%가 늘어난 2천7백만대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극히 짧은 기간에 개인용컴퓨터 유망생산국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연30%이상의 신장률을 보이는 세계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기에는 아직 보완해야할 사항들이 많다.

<퍼스컴 산업의 태동>
우리나라에 개인용컴퓨터가 처음 선을 보인 것은 80년대초. 간헐적으로나마 판매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82년 세운상가 등 청계천전자업체 일각에서 「애플2」 기종을 복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러나 퍼스널컴퓨터가 태동한 82년의 개인용컴퓨터 판매량은 1천여대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83년4월 과학기술처가 고등학교 컴퓨터교육을 목적으로 삼성·금성 등 국내 5개전자업체에 교육용컴퓨터 5천대의 납품지시를 함으로써 개인용컴퓨터산업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특히 작년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초·중·고둥학생들이 컴퓨터교육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개인용컴퓨터의 보급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에따라 컴퓨터제조업계는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생산드라이브전략을 펴 작년한해 무려 5만여대를 시판, 전년도의 50배를 넘는 판매실적을 올렸다..

<업계 현황>
이와같은 급신장추세는 당분간 계속돼 올해는 약20만대가 팔릴 전망이고 수출도 4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개인용컴퓨터의 선두주자는 삼성·금성 등 양대 전자메이커와 삼보·동양나일론·한국상역 등 작년도에 교육용컴퓨터를 납품한 5개업체.
여기에 고려시스팀·석영전자 등 중소전문업체 20여개소와 젊은 엔지니어들이 모여 만든 미등록업체까지 합치면 70여개소 정도는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아울러 대자전자가 컴퓨터 사업부를 발족해 4월부터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같이 업계가 난립하고 있는 이유는 개인용컴퓨터 자체는 최첨단기술제품이지만 컴퓨터 몸체 제조에 들어가는 기술은 그리 첨단을 요구하고 있지않기 때문이다.
5개 선두업체의 작년도 판매실적을 보면 삼성이 내수 1만대·수출 7천대로 모두 1만7천대를 판매했고, 금성은 내수만 1만2천대로, 특히 FC30이라는 염가형 컴퓨터를 내놓아 3개월동안에 5천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한편 삼보가 7천대, 동양나일론·한국상역이 각각 2천대이상씩을 팔아 이들 5개업체가 작년도 총판매댓수의 70%를 차지했다.
이들 업체들은 한결같이 올해 판매목표를 작년의 3∼4배이상씩 잡아놓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개인용 컴퓨터를 제작하고있는 수준은 아직까지도 선진기존제품의 복사내지는 변형품으로 자체기술진에 의한 고유설계기술 확보 및 고유모델개발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개인용컴퓨터의 보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가격과 성능. 대체로 컴퓨터본체와 보조기억장치를 합한 가격이 50만원대에 달하는데 이의 인하가 컴퓨터보급에 관건이 될 것같다.

<개발현황 및 계획>
금성이 지난해말 13만원대의 보급형기종을 내놓은데 이어 삼성도 올해 16만원대의 염가기종을 내놓을 계획이고 이같은 움직임은 전컴퓨터업계에 파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주훈이사(컴퓨터개발담당)는 『지난해 64KD램의 국내개발로 올해부터 양산체제가 갖춰지면 개인용컴퓨터의 성능은 2배이상 향상시키면서도 가격은 상당히 인하할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5만원대의 컴퓨터시판도 조만간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삼성은 86년까지 가정에서 범용으로 쓸수 있는 이른바 홈컴퓨터의 시판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금성사의 구지회박사(컴퓨터담당)는 『컴퓨터도 하나의 패션제품이므로 기능의 다양화가 절실히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 내년까지는 포터블컴퓨터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전자기술연구소(소장 김정덕)는 작년에 8비트 단일칩 마이크로컴퓨터를 개발한데 이어 올해는 16비트 단일칩 마이크로컴퓨터를 개발, 업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컴퓨터의 성능제고를 위한 각종 주변기기의 개발도 금년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우선 플로피디스크 등 보조기억장치분야는 지금까지 삼성정밀·동서전자·서울미터산업 등 3개두에서 주도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동양정밀 등 5개업체가 신규로 참여해 값싼 보조기억장치공급에 기여하게 됐다.
프린터분야에도 신규참여업체가 늘어나 기존의 금성통신 등 3개사에서 삼성전자와 고려시스팀이 가세해 모두 5개사가 됐다.

<소프트웨어>
그러나 컴퓨터에 있어서의 생명은 소프트웨어.
아직까지 시판되고 있는 개인용컴퓨터는 보급기간이 짧고 개발초기단계에 있어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구비되지 못했다는게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학교 어린이도 쉽게 작동할수 있도록 하기위한 한글소프트웨어의 경우만 하더라도 작년말에 겨우 한글이 나오는 제품이 나왔을 정도로 걸음마단계에 있다.
특히 개인용컴퓨터를 수출주력제품화하기 위해서는 호환성이 있어야하는데 이러한 국제공용 소프트웨어의 채택도 개인용컴퓨터산업의 미래를 가름하는 중요요소가 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고있는 공용소프트웨어는 미국의 마이크로 소프트사 것을 기초로 한 「MSX형」과 디지틀 리서치사의 모델을 기초로한 「CPM형」이 있다. 미국·일본 등 개인용컴퓨터 주도국들은 MSX형으로 기울고 있는 추세다.
또한 내년쯤부터는 IBM의 개인용컴퓨터가 세계시장의 반을 점유하고 나머지 25%도 IBM컴퓨터와 호환성을 가진 컴퓨터가 되리라는 전망인데 IBM컴퓨터가 채택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방식도 MSX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개인용컴퓨터도 궁극적으로는 MSX방식을 채택해야한다는 결론이다.
한편 한국소프트웨어 공동조합에서는 국산 어느 컴퓨터에나 같이 쓸수 있는 공용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해 올해안에 확정해 내놓을 계획이다.

<전망>
개인용컴퓨터는 이미 하이테크놀러지 제품이라는 개념보다는 마치 TV처럼 누구에게나 친숙한 존재로 부각되어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양산기술의 기반이 든든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세계의 대메이커들이 우리나라를 생산거점으로 선정하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교육용컴퓨터 수준을 빨리 탈피해 비즈니스용·가정용·휴대용 등 기종을 다양화하고 반도체개발에 기초를 둔 성능향상과 가격인하, 그리고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낸다면 개인용컴퓨터는 우리실정에 가장 알맞은 수출주력상품이 될수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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