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1년부터 79년까지 18년간 집권했지만 그중에서 대통령을 할 만하다고 생각한 것은 6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였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중앙일보 증언에서 “5·16 혁명 뒤 박 전 대통령은 권력의지가 약했다. 자신에게 쏠리는 좌익 의혹과 혁명을 성공한 뒤엔 군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순수한 발상 등이 의지를 약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회고는 오늘부터 본지에 연재되는 ‘김종필 증언록-소이부답(笑而不答)’에 게재된다. 김 전 총리는 “60년대 초중반까지 박 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생기면 ‘어이, 나 그만두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지. 내가 ‘혁명을 하셨는데 결자해지(結者解之), 일으킨 사람이 끝머리까지 해야 합니다’며 말리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앙정보부장이었던 나는 5·16뒤 두 달 만에 장도영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반혁명 혐의로 체포했다. 박정희 부의장에겐 보고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에게 의지를 실어 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전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