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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역사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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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역사란 편한 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6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역사에 대한 인정은 진보를 향한 유일한 길’이란 한 역사학자의 지적을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위안부 관련 역사 왜곡에 반대하는 미국 역사협회 회원들의 집단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대 교수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위안부 문제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보편적 인권 문제임을 강조하려는 취지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는 보다 성숙한 미래 50년의 동반자가 돼 새 역사를 함께 쓸 때”라며 “우리는 양국이 미래로 함께 가는 여정에서 반드시 풀고 가야 할 역사적 과제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또 “올 들어 벌써 두 분이 상처를 치유받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교과서 왜곡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이웃 관계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해 왜곡의 주체가 일본 정부임을 명시했다.

 대북 메시지는 유화 기조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진정성 있는 대화와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모든 협력의 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남북한 간 스포츠·문화·예술 분야 교류와 민생 차원의 협력을 확대하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구체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및 서신 교환 ▶남북 간 철도 운행 재개를 위한 철도 복원 사업 ▶민족문화 보전사업의 확대 및 역사 공동연구 착수 등을 언급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은 핵이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 벗어나라”고만 했다.

 ◆박 대통령, 중동 4개국 순방 올라=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중동 4개국 순방길에 올라 2일 쿠웨이트에 도착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각국 정상과 ‘제2의 중동 붐’을 위해 경제협력을 논의한 뒤 9일 귀국한다. 

유지혜·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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