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럽·중국서 돈 풀리는데 … 3월 코스피 2000 쯤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주요 증권사의 3월 증시 전망이 희뿌연 황사가 걷힌 봄날처럼 따사롭다. 긴 겨울을 이기고 싹을 틔우는 들풀처럼 희망에 차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NH투자·대우·한국투자·대신·현대·아이엠투자·유진·한양·교보증권 등 10개 증권사 가운데 9곳이 3월에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도달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 1곳만이 코스피가 최대 1990선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삼성증권이 코스피가 3월 동안 1950∼2050선 사이에 있을 것으로 봐 낙관적인 편이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1900~2070 사이를 예상해 최고치 기준으로는 가장 낙관적이었다. 특히 NH투자증권(1970~2030), 대우증권(1950~2020) 등 주요 증권사가 줄줄이 코스피가 이달에 2000선을 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증권사가 3월 증시에 낙관적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안의 4개월 연장 합의로 그리스 사태가 완화됐고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이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달부터 매달 600억 유로를 푸는 양적완화를 한다.

 특히 지난달 28일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한 데 이어 불과 3개월 만에 추가로 양적완화에 나섰다. 또 여기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도 완화됐다.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위험이 줄어든데다 전세계 시장에 돈이 넘치니 자연스레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거시변수 위험이 완화되며 세계 금융시장 내 위험선호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그리스의 구조개혁안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승인됐고 국제유가(WTI기준)는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하향 안정화 국면에 진입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월 이후 5개월 만에 월간 기준으로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세계 자금이 순유입으로 전환된 점은 세계 투자자의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됐다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하락위험이 작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3월에도 2월처럼 상승세(안도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대외 투자환경이 불안정해질 경우 하락 압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이 3월 코스피 전망(1890~1990)을 다른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관적으로 제시한 것도 이런 근거에서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