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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 얘기하는데 HVP는 왜 끌고 들어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MSG를 넣지 않았다는 'MSG 무첨가 마케팅'이 식품업계에 성행하는 가운데, 한 소비자 단체가 MSG 대신 식물성 가수분해 단백질(HVP)을 쓰며 꼼수를 부렸다고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HVP가 MSG 무첨가 마케팅의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이다. MSG 역시 '천연 조미료'의 희생양이 됐기에 MSG와 HVP가 뜬금 없이 물고 물리는 상황이 됐다.

논란은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한국미래소비자포럼, 공동대표 김현·박명희)가 지난 1월 19일, 국회에서 '무첨가 마케팅과 소비자'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면서부터 지펴졌다. 이날 소비자와함께는 <가공식품의 무첨가 표기 실태와 소비자 인식 조사>란 제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MSG를 넣지 않았다는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는 국내 12개 제품 중 8개 제품에서 식물성 가수분해 단백질(HVP)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는 '레불린산'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소비자와함께는 이 결과를 근거로 '식품업계 무첨가 마케팅 꼼수, 소비자 혼란의 주범'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에 뿌렸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HVP(hydrolyzed vegetable protein, 식물성단백질가수분해물)는 탈지 콩, 밀 글루텐, 옥수수 글루텐 등의 단백질 원료를 염산 또는 황산으로 가수 분해해 얻는 아미노산 액을 뜻한다. 간장 원료 및 소스류, 즉석면, 수프 등의 가공식품에 조미료로 쓰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장류조합 김동현 이사는 "정의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 누구나 먹고 접하는 '식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된다.[일러스트=강일구]

식품 및 식품첨가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제조 및 규격 등을 정리한 기준서 <식품공전>에 따르면 HVP는 간장원료도 아니고 조미료도 아닌 '식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MSG나 보존료제재, 고도표백분과 같은 '식품첨가물'이 아니라 고춧가루, 맥주, 식초 등과 같은 '식품'으로 규명하고 있다. '식품첨가물'은 그 사용량에 제한을 받는다. 하지만 HVP는 '식품'으로 분류돼 제한량 규제를 받지 않는다.

김 이사는 "그러나 소비자단체가 잘못 작성한 보도자료를 통해 많은 언론이 HVP가 MSG를 대체하는 새로운 화학조미료인양 소개해 소비자들은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발끈했다. 그는 "소비자단체가 정부가 안전하다고 인정한 식품을 다시 거론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시 오인혼동을 불러일으키는 자료를 앞장서서 작성·배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류 전문업체 관계자 A씨도 "정부가 안전하다고 인증한 식품을 마치 아주 나쁜 화학조미료처럼 소개하며 HVP를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며 "이렇게 소비자 단체가 앞장서서 소비자 불안감을 조성한다면, 대체 누가 믿고 식품을 사먹겠냐"며 토로했다.

다음은 장류조합 김 이사가 본지에 보내온 반박의 글 전문이다.

<장류조합 김동현 이사의 제보 글>

HVP란 대체 무엇인가?

HVP(hydrolyzed vegetable protein)는 콩·옥수수·소맥 등의 식물성 단백질을 산으로 분해해 영양원으로 섭취하기 쉽게 만든 식품이다. HVP를 식품에 사용하는 방법은 20세기 초기에 시작됐다. 음식물이 위에서 위산에 의해 분해되는 소화 매커니즘에서 착안, 식품첨가물로 허가된 산을 이용한 분해기술을 사용했다. HVP의 제조방법 안전성과 제조품의 사용범위 확대에 따라 독일·네덜란드·미국·캐나다·중국 등 전 세계로 확산돼 현재까지 다양한 식품 원료와 건강기능성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HVP가 식품 등에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이유는 HVP에 함유된 20가지 이상 아미노산과 저분자 펩타이드가 식물성 원료에서 유래된 천연 성분이고, 단일아미노산이나 단일성분이 낼 수 없는 풍부하고 자연스럽게 조화된 풍미를 갖기 때문이다. HVP를 통해 얻어지는 아미노산과 저분자 펩타이드는 식품의 건강과 영양·맛·향·색에 끼치는 영향이 커 세계 식품산업에 두루 사용된다.

아미노산은 신체를 형성하는 생리활성물질의 원료인 단백질의 주요 구성성분이다. 인체에서 단백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약 20종류의 아미노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부 아미노산은 체내에서 다른 아미노산으로부터 합성되거나 아미노기의 공급원이 있으면 당의 대사물로부터 합성된다. 발린·루이신·이소루이신·리신·메치오닌·트레오닌·트리토판·페닐알라닌(Valine, Leucine, Isoleucine, Lysine, Methionine, Threonine, Tryptophan, Phenylalanine)의 8 종류는 사람의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으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이것이 필수아미노산(essential amino acids)이다.

필수아미노산이 한 종류라도 포함되지 않거나 식사 중 섭취량이 적으면 성장할 수 없다. 성인이나 성숙한 동물은 질소균형(N-balance)이 깨진다. 즉, 섭취하는 질소량보다 배설하는 질소량이 많아져 신체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콩은 단백질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물성 식품으로, 콩 원료로 제조된 HVP는 필수아미노산을 포함한 20종의 아미노산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훌륭한 영양원인 이유다<표1, 그림1 참조>. 콩의 아미노산 조성과 콩 HVP 아미노산 조성은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난다.

[표1] 콩 HVP 아미노산 조성(자료 제공: 장류조합)

아미노산명칭

함 량(%)

비 고

Isoleucine

0.53

필수아미노산

Leucine

0.92

필수아미노산

Lysine

0.80

필수아미노산

Methionine

0.09

필수아미노산

Phenylalanine

0.53

필수아미노산

Threonine

0.43

필수아미노산

Tryptophan

0.16

필수아미노산

Valine

0.62

필수아미노산

Histidine

0.05

-

Serine

0.54

-

Proline

0.88

-

Cysteine

0.04

-

Arginine

0.82

-

Alanine

0.71

-

Glycine

0.52

-

Aspartic acid

1.44

-

Glutamic acid

1.78

-

Total

10.85


[자료 제공: 장류조합]

필수아미노산과 저분자 펩타이드를 함유하는 HVP는 국내외 식품업계에서 영양제 및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품에 사용한다.

HVP는 유럽의 HeinZ, DSM, HACO, Rieber, 독일의 HUGLI, KNORR/CPC 네덜란드의 Exler, 미국의 FIDCO, CHAMPLAIN, Raislon, 일본의 Ajinomoto, 대일본제당 등 많은 세계적 기업이 HVP 제조해 식품 가공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유럽시장에서는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HVP를 사용한다. 미국시장은 HVP가 GRAS(미국 FDA에서 일반적으로 안전한 물질로 판단되는 식품을 칭함)로 등재돼 HVP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생산기술이 중동·아프리카·동유럽으로 진출해 이 지역에서의 생산이 많이 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Ajinomoto사가 아미노산 생산시설을 2배 증설했고, 중국은 고품질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의 단백질가수분해물(HVP) 생산규모는 아메리카지역에서 28만5000톤, 유럽지역에서 27만5000톤, 아시아권에서 36만5000톤 규모(2015년)로 추산된다. 특히 식품산업 선진국인 일본의 Ajinomoto사는 2008년 5만 KL/년 생산능력에서 10만 KL/년 로 생산시설을 증설하기도 했다<표2 참고>.

[표2] 세계 HVP 생산량(2014년)

업체명

국가

생산량

(톤, dry solid base)

Tate & Lyle

미국

7,000

Sensient

미국, 캐나다

6,000

Sensient

멕시코

3,000

Innova Flavors

미국

5,500

Basic Foods

미국

5,500

Campbell Soup

미국

1,500

Sensient

영국

4,500

Zamek

독일

7,000

Exter

네덜란드

7,000

Vitana/Reber

체코/노르웨이

5,000

Robertet

벨기에

4,000

Wey Chein

중국

9,000

Shanghai Apple

중국

2,500

Ajinomoto

일본

20,000

Sanyo

일본

4,000

Ajinomoto

말레이지아

1,000


국내는 11개 제조업체를 통해 지난해 8만3000 KL/(Liquid 기준)를 생산, 판매했다.

오늘도 각종 매체와 정보·교양·오락 프로그램들을 통해 먹거리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가 소개하는 올바른 정보도 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마치 사실인양 소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정보가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먹거리 안전에 대한 큰 위협 요소 중 하나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불량한 지식 및 괴소문이다. 발 없는 말이 빠르게 퍼지면 피해를 고스란히 소비자가 입는다. 국가에서 엄격한 기준을 두고 사용을 허가한 식품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과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는 정보제공이 지양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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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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