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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3km … 스위스, 차 타고 다시 볼 '길' 생겼다 ②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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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

UN 유럽본부가 있는 제네바에서 시작해 레만 호수, 뉴샤텔 호수의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담으며 달린다. 호수 변에 붙은 지중해풍 마을들이 매력적이다.

아름다운 호반 도시 제네바 전경.

제네바(Geneva)

‘유럽 평화의 수도’라 불리는 제네바는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는 호반 도시다. UN 유럽 본부, 적십자사 본부가 있어 연중 방문객이 넘쳐나는 대도시다. 곳곳에 공원과 정원을 조성해 도심의 역동적인 분위기와 호젓한 자연이 어우러진다. 호수를 따라 난 산책로를 걷다가 구시가지로 가보자. 구시가지의 중심인 ‘부르 드 푸르 광장(Place de Bourg-deFour)’에 있는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명품 시계 ‘파텍 필립 박물관’은 16~19세기에 만든 시계와 오르골 등 5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세계 시계 매니어가 열광하는 곳이다.

모르쥬 포도밭을 지나는 꼬마 기차.

레만(Leman) 호반

레만 호수 근처에는 지중해를 떠올리게 하는 작은 마을이 옹기종기 붙어있다. 그 중 니옹(Nyon)과 모르쥬(Morges)를 꼭 들러보자. 포도밭 한가운데에 위치한 니옹은 레만 호수와 몽블랑(Mont Blanc) 산자락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모르쥬는 오드리 헵번(1929~93)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봄과 여름에 특히 아름답다. 모르쥬의 뷰이유렁(Vuillerens) 성에는 5~6월 아이리스가 만발하고, 7~8월에는 백합과 나리꽃이 핀다. 매년 5월에는 튤립 축제도 열린다.

르 상티에의 락 드 주 호수.

르 상티에(Le Sentier)

르 상티에가 있는 발레 드 주(Vallee de Joux)는 스위스 시계 산업이 탄생한 곳이다. 2012년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 에스파스 오를로제(Espace Horloger) 시계 박물관에서는 시계 조립 체험을 할 수 있고 시계와 관련한 다양한 가상 체험을 할 수 있다.

웅장한 절벽 크뢰뒤반.

크뢰 뒤 반(Creux du Van)

크뢰 뒤 반은 높이 160m, 지름 약 1㎞의 거대 절벽이다. 크뢰 뒤 반 일대 약 25㎢ 지역은 자연 보호구역으로 알프스 산양, 스라소니 등 다양한 야생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차를 몰고 크뢰 뒤 반 근처까지 갈 수 있다. 허공에 불쑥 솟은 절벽도 신기하지만 내려다보는 주변 풍광도 기막히다. 구름에 파묻힌 주변 산봉우리가 마치 바다에 떠있는 섬 같다.

[커버스토리] 스위스 그랜드 투어
알프스를 드라이빙 하다

Day 6

라쇼드퐁은 시계 제조업이 발달한 유서 깊은 도시다.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공 호수 그뤼에르를 끼고 가다가 툰, 브리엔츠 호수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크고 작은 호수와 융프라우 등 웅장한 산맥이 혼을 뺏는다.

라쇼드퐁(La Chaux-de-Fonds)·르 로클(Le Locle)

라쇼드퐁·르 로클은 시계 제조업을 위해 만든 계획도시다. 쥐라(Jura) 산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이 지역은 예부터 농사를 할 수 있는 땅이 아니었다. 19세기 초 큰 불이 난 뒤 시계 제조 도시로 탈바꿈했다. 마을 형태는 주택과 작업장이 두 줄로 가지런히 배치된 모습이다. 도시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여전히 시계 제조가 활발해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곳에서 시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부터다. 몇몇 장인이 가내수공업으로 시계를 만들다가 산업이 점점 커져 19세기 후반부터 공장 생산 체제로 바뀌었다.

그뤼에르(Gruyeres)

중세시대 고성이 보존된 목가적인 마을이다. 차량 진입이 금지된 구시가지 구석구석에 레스토랑과 카페, 스위스 향토 공예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퍼져 있고 스위스 3대 치즈 중 하나인 그뤼에르 치즈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기차역 근처에 있는 그뤼에르 치즈 공방에 들르면 갓 만든 신선한 치즈를 맛볼 수 있다.

브리엔츠 호수를 떠다니는 유람선.

브리엔츠(Brienz) 유람선

브리엔츠 호수에는 1839년부터 정기 여객선이 다녔다. 현재 호수를 오가는 배는 모두 5척. 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914년에 만든 증기선 ‘뢰취베르그(Lotschberg)’다. 여름철에는 이 역사적인 증기선에서 ‘생선요리와 재즈 여행’ ‘스위스 디너 크루즈' ’라틴 댄스 크루즈‘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쉴트호른 전망대.

인터라켄(Interlaken)

인터라켄은 융프라우(Jungfrau) 지역의 관문으로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3454m)와 쉴트호른(Schilthorn·2970m) 등 산악 지대로 가는 등산 철도가 출발하는 기차역이 마을 중심에 있다. 인터라켄은 ‘호수 사이’라는 뜻으로 툰(Thun)·브리엔츠 호수 사이에 위치한 전형적인 전원마을이다. 19세기 산악관광이 붐을 일으키면서 고지대 산간 마을임에도 고급호텔이 속속 들어섰다. 융프라우요흐 정상역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차역이다. 전망대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알레치 빙하를 감상할 수 있다.

융프라우 스핑크스 전망대.

Day7

스위스를 압축적으로 보는 날이다. 수도 베른부터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 루체른까지 달린다. 도시 중간에 펼쳐진 푸른 초원과 습지, 호수는 스위스 자연의 전형을 보여준다.

스위스 수도 베른.

베른(Bern)

베른은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낭만적인 도시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아레(Aare)강은 사시사철 에메랄드빛을 내며 흐르고 주황색 지붕을 덮은 고풍스러운 집 창틀마다 붉은 제라늄 꽃이 만발해 있다. 베른 대성당에 들러 첨탑 꼭대기에 올라가 보자. 계단 344개를 걸어 올라가야 하지만 수고한 만큼 보답이 있다. 베른 시내를 넘어 먼 발치의 알프스 산맥까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에멘탈 치즈

에멘탈(Emmental)

구멍이 송송 뚫린 노란 에멘탈 치즈. 수도 베른에서 자동차를 몰고 약 45분만 동쪽으로 달리면 에멘탈이다. 13세기부터 치즈를 생산한 에멘탈 지역에는 현재 약 200개의 치즈 공방이 있다. 그 중 에멘탈러(Emmentaler) 공방에 볼거리가 많다. 목동이 살던 집을 공방으로 꾸미고 장작불로 치즈를 만들던 전통 방식 그대로 치즈를 생산한다. 에멘탈 지역에는 치즈만큼이나 유명한 마을이 있다. 스위스 사람들이 ‘요정의 나라’로 부르는 납프(Napf) 지역이다. 멀리 하얀 만년설이 덮인 알프스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지고 가까이에는 그 속을 가늠할 수 없는 짙푸른 숲이 있다. 이 그림 같은 풍경을 향해 숲과 들판 위로 난 좁은 옛길을 달린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 지역으로 지정된 엔틀레부흐.

엔틀레부흐(Entlebuch)

루체른으로 가는 길목에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습지 지역 ‘엔틀레부흐’가 있다. 2001년 유네스코는 엔틀레부흐를 스위스 최초의 ‘생물 보존 지역’으로 지정했다. 스위스의 이름난 산과 호수 등을 다 제치고 가장 먼저 생태 보호 구역으로 지정됐다는 사실만으로 보존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소 체험할 수도 있다. 그림 같은 풍경 속을 헤집고 다니는 산책길이 500㎞나 이어지고 가이드와 함께 하는 자연·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60개 이상 있다. 겨울에는 더 특별하다. 70㎞ 이상의 슬로프에서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다.

Day 8

스위스 그랜드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여행지는 루체른과 취리히다. 아름다운 호반도시 루체른의 정취에 취하고 취리히에서는 문화·예술·쇼핑 등 대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매력에 흠뻑 빠진다.

루체른은 스위스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티틀리스 산.

루체른(Luzern)

스위스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루체른에는 14세기에 만든 목조다리 ‘카펠교’가 있다. 루체른의 상징인 이 다리를 보기 위해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루체른에 들른다. 다리 중간 지점에 높이 34m의 탑이 솟아 있고 다리 밑으로는 투명한 강물이 흐른다. 투명한 강물 위에 새하얀 백조가 고고하게 떠 있는 풍경은 그림엽서에나 나올법한 모습이다. 500년도 더 된 목조 다리를 건너는 기분은 새삼 묘하다. 나무 바닥에 부딪히는 발소리마저 낭만적으로 들린다.

리기 산 능선을 오르는 기차.

루체른 주변 산

아름다운 강이 흐르는 루체른 도심을 둘러봤다면 근교로 나가 알프스를 만끽할 차례다. 필라투스(Pilatus·2132m), 티틀리스(Titlis·3020m), 리기(Rigi·1798m) 등 이름난 알프스의 봉우리가 가깝다. 필라투스는 세계에서 가장 경사가 급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경사가 48도에 달한다. 유람선·톱니바퀴 열차·케이블카·곤돌라·버스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이용해 필라투스 곳곳을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리기는 스위스 사람들이 좋아하는 산이다. 그들은 리기를 ‘산들의 여왕’이라 칭송한다. 야생화가 만발한 드넓은 초원과 그 위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 떼의 모습은 스위스 알프스의 전형적인 풍경이라고 자랑한다. 티틀리스에서는 만년설을 볼 수 있다. 정상까지 360도 회전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자리를 옮기지 않고도 사방을 감상할 수 있다.

취리히 시내의 야경.

취리히(Zurich)

취리히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도시다. 쇼핑센터와 고급 레스토랑, 동 틀 때까지 영업하는 클럽, 박물관과 미술관, 각종 공연장 등 대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여가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더해져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상위권에서 늘 빠지지 않는다. 취리히의 구시가지 골목은 차량 통행을 막아 고즈넉하다.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고서점, 공예품 스튜디오가 모여 있어 발길을 잡는다. 베드로 성당 주변에는 디자이너 부티크 상점이 줄을 잇는다. 미식에 관심 많은 여행자라면 취리히 서부로 가면 된다. 불과 몇 해 전까지 공장지대였던 이곳은 지금 취리히에서 가장 뜨는 지역이다. 공장을 개조한 레스토랑과 부티크숍, 갤러리 등은 모두 개성을 자랑한다.

▶스위스 자동차 여행 TIP

1. 국제면허증은 필수다. 가까운 경찰서에서 여권 사진 한장과 8500원만 내면 발급해준다. 한국 면허증도 함께 챙겨간다.

2. 렌트카는 ‘유럽카(Europecar)’를 추천한다. 홈페이지(europecar.ch/en)에서 예약할 때, ‘자동변속기’와 ‘GPS’ 옵션을 꼭 선택하자. 유럽에서는 대부분 수동 변속기를 쓴다.

3. 렌트카 이용자는 고속도로 이용권 ‘비네뜨(Vignette)’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렌트카에 부착돼 있다.

4. 상세한 지리 정보가 있는 지도를 챙겨가자. GPS만 믿지 말자. 데이터 로밍 부담이 없다면 스마트폰 앱 구글 맵도 유용하다.

5. 과속은 금물이다. 마을 안에서는 최대 시속 50㎞, 마을 밖은 80㎞, 고속도로는 120㎞가 기본이다.

6. 낮에도 라이트를 켜고 운전해야 한다. 라이트를 켜지 않으면 벌금을 낼 수도 있다.

7. 지정 주차장은 모두 공식 사인으로 표기돼 있다. 대부분 유료다. 호텔은 예약할 때, 주차비 여부를 확인하자.

8. 주유는 가급적 자주 하는 게 좋다. 도심 밖에는 주유소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9. 로터리에서는 오른쪽 차선에서 들어오는 차, 산 고갯길에서는 내려오는 차가 우선권을 가진다. 노란색 포스트버스를 보면 무조건 양보한다.

10. 비상 상황을 대비해 전화번호를 챙겨둔다. 경찰(117), 앰뷸런스(144), 스위스 구조대(1414) 외에도 렌터카 회사 번호도 챙겨두자.

*자세한 여행 정보는 스위스 관광청 홈페이지(MySwitzerland.co.kr) 참조.

글=최승표·양보라·홍지연 기자 spchoi@joongang.co.kr 사진=스위스정부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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