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in&Out 레저] 일본 아닌 일본 오키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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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키나와는 한국인 여행자에게 생소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지상전이 펼쳐진 곳, 그리고 현재 주일 미군 3만 명이 주둔하고 있는 섬이다. 인구 134만 명. 일본에서 유일하게 아열대 해양성 기후에 속한다. 이맘때도 한낮의 수은주가 30도 가까이 올라간다. 위도상 대만보다 약간 북쪽에 있다.

오키나와는 '일본 속 섬 나라'다. 17세기 규슈(九州)의 지배를 받기 전까지 오키나와는 류큐(琉球)라는 이름의 어엿한 독립 왕국이었다. 14~16세기에는 중국과 일본 본토 사이의 중계무역으로 번성했다.

그래서 일본 본토와는 다른 고유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식문화다. 그중에서도 재미있는 점. 이곳 사람들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돼지를 남김없이 먹는다. 국제공항이 있는 오키나와 제1도시 나하(那覇)시의 고쿠사이(國際)거리 재래시장. 이곳 식육점들의 진열대에는 어김없이 돼지머리가 올려져 있다. 돼지 머리에 선글라스를 씌워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곳도 있다. 돼지머리를 통째로 팔며, 얼굴 부위 껍데기(1500엔)를 통째 발라내 진공 포장해 팔기도 한다.

사투리도 독특하다. '어서 오세요'라는 뜻의 일본어 '이라샤이마세'가 여기에선 '멘소레'다. 일본 본토에 비해 술도 많이 먹는다. 술로 밤을 새기도 하며, 술잔도 곧잘 돌린다. 섬의 상징물도 남방 문화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시샤'(獅子)라 불리는 사자상인데, 집집마다 가게마다 입구에 '시샤'를 놓지 않은 곳이 없다. 입을 벌린 수사자와 입을 다문 암사자가 쌍을 이룬다. 수사자는 입을 벌려 재물을 물어 오고 암사자는 입을 다물어 재물이 나가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곳은 일본 내에서 장수촌으로 유명하다. 우선 여간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로 성격이 느긋하다. 그리고 돼지.해초류 등 음식이 다양하며, 물과 공기가 맑고 깨끗하다는 점이 이곳 사람들이 오래 사는 이유다.

오키나와 본섬 주변에는 산호초가 유명한 섬들이 산재해 있다. 그중 하나인 자마미(座間味) 섬. 나하시의 도마리항에서 쾌속정을 타고 서쪽으로 나아간다. 배로 1시간 거리. 섬은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다. 다이빙과 스노클링 명소다. 주민 600명이 사는 아담한 섬이다. 자마미 섬, 그리고 이곳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아카(阿嘉)섬 사이의 해역은 람사협약에 의해 보호받는 바다다. 자마미 섬은 선착장 일대만 빼놓고는 섬 전역에서 일주도로 이외에 인공 시설물을 찾아볼 수가 없다. 자연 그대로의 섬이며, 바다다. 일주도로는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기에 그만이다. 섬의 곳곳에 세워진 전망대에 서면 산호초로 덮인 비취빛 바다가 가슴으로 스며든다.

<오키나와> 글.사진=성시윤 기자

*** 여행정보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오키나와 직항 항공편을 주4회 운항한다. 관광협회 격인 '오키나와 관광컨벤션뷰로'(www.ocvb.or.jp)가 서울 소공동에 한국사무소(www.ocvb.or.jp/kr, 02-318-6330)를 운영하고 있다. 한글 안내 책자를 무료로 받을 수 있고, 여행 일정도 조언받을 수 있다.

오키나와에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현지 여행사가 있다. 현지 안내를 해준다. 에어웨이 투어(airwaytour.cyworlld.com.098-864-0515). 오키나와의 관문인 나하시에는 도심 주요 명소를 연결하는 모노레일이 2002년 8월에 개통됐다. 공항역에서 나하 도심을 지나 종점인 슈리역까지 27분 만에 간다. 모노레일로는 도쿄.오사카에 이어 세 번째란다. 요금은 1일권이 800엔, 3일권이 1500엔.

자미미 섬 내 민숙(民宿, 한국의 민박에 해당)을 이용하면 조식을 포함해 1인당 4000~5000엔 정도를 받는다. 자마미섬은 11,12월이 여행 비수기다. 매년 1~3월에는 연안에서 고래를 쉽게 볼 수 있다.

국내선 이용자를 위해 전용 면세점을 나하시 도심 및 공항 내에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에 있는 내국인 전용 면세점의 원조 격이다. 구매 가능액의 한도가 없고, 청소년이라도 술과 담배 등을 제외한 물품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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