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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역직구는 새로운 수출 통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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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

35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무역흑자 소식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이 하나 있다. 점점 심해지고 있는 온라인 직구(직접구매) 시장에서의 무역 불균형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해외 직구족들이 우리 상품을 찾지 않으면서 우리나라의 역(逆)직구 규모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해외 직구와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중이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기록한 역직구 규모는 303억원에 불과해 이 분야에서의 무역역조가 1조6000억원에 달했다.

 과도한 개인 정보 요구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복잡한 결제 시스템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름과 e메일 주소,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되는 아마존·이베이·알리바바 등 글로벌 사이트와 비교해서 불편하다는 게 국내외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해외 지역별로는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간파하고자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중국 직구족들은 주문한 상품의 배송 현황을 스마트폰 앱으로 수시로 확인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인도네시아에서는 현금 결제와 휴대전화 결제를 선호하고 있다. 프랑스나 독일에서는 영어보다는 불어와 독일어 등 자국어로 된 사이트와 제품 설명에 신뢰감을 느낀다. 이밖에도 간편한 통관절차, 면세범위 확대, 해외 물류 및 배송, 신뢰도 높은 사이트에의 입점 등 역직구 활성화를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는 한 둘이 아니다.

 정부나 유관기관이 발 벗고 나서서 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라인 직구 시장은 중소기업 단독으로는 대처가 쉽지 않아, 그야말로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대응이 가능하다는 인식 하에 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 직구를 바라보는 우리 기업들의 인식이다. 온라인 직구가 유력한 수출 방식의 하나로 새롭게 자리잡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현장에서 만나본 기업들을 보면 아직까지 역직구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 의외로 많지 않다. 온라인 직접 판매에 적합한 소비재를 수출하는 기업들은 이를 새로운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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