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파 수사한 강력반장, 범죄학 박사 됐다

중앙일보

입력 2015.02.09 00:08

업데이트 2015.02.0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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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형사 경력을 마무리하고 나서 더 나아갈 길이 안보였어요. 그래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범죄학 박사가 된 ‘베테랑 강력반장’ 고병천(66·사진)씨의 말이다. 고씨는 지난 1994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존파 사건’을 수사했다. 당시 경험을 토대로 쓴 논문 ‘범죄단체 구성원의 행동패턴에 관한 연구-지존파 사건을 중심으로’가 최근 심사를 통과하면서 광운대 범죄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게 된 것이다.

 고씨는 논문에서 지존파 조직원 6명의 행동을 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범죄자들의 행태를 리더형·창의형·계획형·추종형·모방형·우발형 등 6가지 행동패턴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고씨는 “지존파 사건은 세계적으로도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든 사건”이라며 “국내에서는 아직 범죄학이 정립되는 중이어서 충분히 보탬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1976년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온보현 택시 납치 살인 사건’ ‘앙드레김 권총 협박 사건’ 등 강력사건들을 해결했다. 2009년 퇴직한 뒤 2012년부터 박사 과정을 밟아왔다. 고씨는 “내 연구 성과가 수사 현장의 후배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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