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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슈틸리케 실용적 리더십 주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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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슈틸리케 감독의 실용주의 리더십에 주목하자.”

 허창수(67·사진) GS그룹 회장이 신임 임원들에게 ‘슈틸리케 리더십’을 강조했다. 6일 엘리시안 제주리조트에서 열린 GS 신임임원과의 만찬 간담회에서다.

 만찬은 허 회장이 신임 임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허 회장은 이날 “리더는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악착같은 실행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슈틸리케 감독를 자주 언급하면서 그의 실용주의 축구에 방점을 뒀다. 그는 “무조건 많은 골을 넣는 화려한 경기를 하기 보단, 한 골을 넣더라도 승리할 수 있는 실용주의 리더십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임원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두 번째 강조점은 실적 중심의 고른 인재 활용이다. 허 회장은 “슈틸리케 감독은 기존 틀에 얽메이기보는 오로지 실력으로만 판단해 인재를 발굴했고, 현장의 목소리를 중시하는 수평적 소통으로 팀워크를 일궜다”며 “여기에 상황에 맞는 창의적인 전술이 더해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점은 우리도 주목해야 할 리더의 덕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허 회장은 ‘실천하는 자세’를 더했다. 그는 “임원을 뜻하는 ‘Executive’란 단어는 실행이라는 뜻의 ‘Execution’과 같은 뿌리의 단어”라며 “언제나 앞장서서 실행하는 임원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영국 신사’로 불리며 여유나 품격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온 그가 ‘악착같은 실행력’을 강조한 배경에는 최근 GS그룹은 물론 우리나라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그만큼 녹록치 않아서다. GS그룹의 주력인 GS칼텍스는 지난해 38조~40조원 매출에 4000억원 가량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주력회사인 GS건설은 지난해 51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2013년엔 해외 플랜트 사업 부실 등으로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허 회장은 고객과의 신뢰를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영에선 고객의 마음을 얻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순간의 실수로 오랫동안 힘들게 이룬 신뢰관계를 한 순간에 떨어뜨릴 수 있음을 명심하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GS그룹 관계자는 허 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LG그룹에서 분리(2005년 3월)한 이래 지금까지 10년은 GS그룹이 재계 8위(2013년 말 기준)의 기업집단으로 우뚝 서는 기초를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하는 시기”라며 “생존을 위해선 진정한 파이팅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슈틸리케 감독 이야기를 많이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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