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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시안컵 결승 진출 직후…일본어 번역사이트가 마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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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생이닷컴' 화면 캡처

'한국 55년만에 아시안컵 결승 진출' 감격의 순간을 맞은 축구팬들은 곧바로 마우스를 붙잡고 '인터넷 번역' 사이트로 이동했다.

이유는 일본 축구팬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다. '우리가 이겼다'는 감격만큼이나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일본 축구팬의 반응을 살피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누리꾼들의 반응은 '이웃나라 일본은 배 아파하겠지'라는 반응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이라크를 꺾고 결승에 오른 지난 26일, 가생이닷컴’과 ‘개소문닷컴’ 등 온라인 커뮤니티는 접속자가 폭주했다.

두 사이트는 외국 네티즌의 반응을 번역해서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누리꾼들의 관심은 이튿날 오전까지 이어졌고, 한때 서버가 다운이 될 정도로 폭주했다.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시간에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가생이'와 '개소문'이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스포츠 팬들이 많은 ‘엠엘비파크’에는 ‘가생이 폭발’ ‘가생이 서버 또 터졌네요’라는 글도 잇따랐다.

이처럼 사람들이 가생이와 개소문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영원한 숙적’ 일본 네티즌의 반응을 궁금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23일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며 8강에 머물렀다. 당시 가생이가 공개한 일본 네티즌의 반응은 ‘한국 망해라’ ‘열 받아’와 같은 질시 어린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일본 네티즌의 반응에 열광하는 인터넷 문화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저급하고 민족편향적인 관음증 문화”라고 비판하지만 “경쟁심을 자극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시킨다”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가 될수록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이 참가한 스포츠 경기가 열릴 때마다 일본 네티즌 반응을 확인하려는 한국 네티즌이 쇄도할 것이다. 덩달아 가생이와 개소문도 접속자 폭주의 홍역을 피하지는 못할 듯하다.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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