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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편의점 생존율 높고 PC방·당구장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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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 강남구에서 가장 성행하는 업종은 뭘까. 일식당·병의원·치과·피부관리실·네일숍이다. 노원구에선 치킨집·제과점·예체능학원·보육시설·문구점이, 강북구에선 한식당·호프·간이주점·여관·노래방·수퍼마켓이 성업 중이다.

 서울시가 27일 발표한 ‘2014 서울 자영업자 업종지도’에 나오는 내용이다. 업종지도는 음식점·학원 등 생활과 밀접한 43개 자영업을 자치구별로 분석한 자료다. 서울시와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인구와 업종별 비교를 통해 자영업을 선정했다. 이 때문에 각 자치구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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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득 중산층이 몰려 있는 베드타운 양천구(목동)의 경우 입시학원이 가장 성행했다. 하지만 예체능학원의 패권은 노원구가 가져갔다. 여기엔 학원가인 중계동이 있다. 고시생과 대학생으로 북적대는 관악구엔 PC방과 세탁소가 많다. 전자상가가 있는 용산구엔 컴퓨터 판매수리업이 성황이다. 성북·중랑·강동·강서·구로구는 전년도에 이어 성행업종을 배출하지 못했다.

 마포·서대문구의 약진도 눈에 띈다. 전년도 발표 때 성행업종이 커피점 하나였던 마포구는 편의점까지 두 개가 됐다. 하나도 없었던 서대문구는 분식집·패스트푸드·당구장 등 3개의 성행업종을 보유하게 됐다. 마포로 이동한 편의점, 서대문으로 이동한 분식집은 전년도엔 강남구의 성행업종이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홍익대 앞 상권이 연남동·상수동·합정동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생존율 조사에선 1년 만에 작지 않은 변화가 포착됐다. 생존율 최상위권이었던 의원과 치과, 약국의 순위가 나란히 하락했다. 전년도 발표 당시 2위였던 치과는 7위, 3위였던 의원은 5위, 4위였던 약국은 11위로 밀려났다. 최근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는 업종은 인테리어업이다. 인테리어는 올해 발표에선 생존율 4위(78.4%)를 기록했다. 전년도엔 10위 안에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 안을 꾸미는 데 관심을 갖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지난 5년간 매년 업종 지도를 만들었다. 지난 5년간 연속 증가한 업종은 커피점·편의점·피부관리실·보육시설이다. 특히 커피전문점은 5년간 두 배 이상 늘었다. 증가율이 연간 17%에 이른다. 반면에 수퍼마켓·과일채소점·문구점·PC방·여관·세탁소는 5년 연속 줄었다.

 신용보증재단 박미화 업종지도담당자는 “업종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업종의 흥망을 보여주는 흐름”이라며 “매년 늘어난 업종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롭게 감소 추세에 합류한 건 ‘외국어 학원’이다. EBS 등 대형 업체가 인강(인터넷 강의)을 확대하면서 중소업체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출산율은 줄고 있지만 어린이집 등 사회서비스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아직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 업종 경쟁력이 있고, 전문성이 필요해 진입장벽도 높다.

 신용보증재단 이흥주 창업컨설턴트는 창업을 하려면 서울시의 업종지도를 통해 인구 분포를 사전에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보통 유동인구가 많아야 장사가 잘된다고 하지만 보육·요양·부동산·학원 등 상주인구가 훨씬 더 중요한 업종도 많다는 것이다.

강인식·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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