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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생을 위하여 첫 월급 절반 저축부터 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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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중앙포토]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기쁨도 잠시, 첫 월급을 탄 사회 초년생 대부분은 패닉에 빠진다. 취업만 하면 돈을 여유롭게 쓸 줄 알았는데 카드 값을 막고 나면 몇 푼 남지 않는다. 20대 후반은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때다. 이 많은 것들을 포기하기엔 왠지 억울하지만 그나마 20대에 최대한 돈을 모으는 것이 장기 인생설계의 기초가 된다. 쓰고 남는 것을 저축한다는 생각은 우선 버리는 게 좋다. 20대 사회 초년생은 수입의 50% 이상 저축하고 나머지로 생활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혼·전세·출산·양육·주택구입·은퇴자금 등 인생을 살면서 피해갈 수 없는 지출을 미리 대비해 두기 위해서다.

◆현란한 재테크보다 종잣돈 만들기에 초점=종잣돈이 없는 상황에서는 투자도 무의미하다. 사회 초년생 재테크는 ‘강제저축’을 통한 종잣돈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회 초년생은 현란한 재테크 기술보다 월급의 50% 이상을 무조건 저축하는 기본기를 쌓는 것이 최우선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김모(26)양은 전문대를 졸업하고 입사한 지 1년이 지나 자신이 가진 돈이 50만원도 안 된다는 데 자극을 받아 굳은 마음으로 ‘강제저축’을 시작했다. 월급 200만원의 절반인 100만원씩 매달 저축하기 시작한 지 3년이 되지 않아 3000만원 이상 모았고 적금 통장이 늘어나는 재미에 50% 강제저축을 계속 실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4년 임금조정 실태조사’에 의하면 대졸 신입사원의 월평균 초임(상여금 포함)은 278만원으로 조사됐다. 4대 보험 등 각종 세금을 공제한 후 실제 수령액을 240만원으로 잡았을 때 모질게 마음먹고 ‘50% 강제저축’을 실천하면 3년 뒤에는 원금만 4320만원, 5년 뒤에는 7200만원의 종잣돈을 손에 쥘 수 있어 결혼자금·전세자금 등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저축 이전에 빚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이 우선=만일 빚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갚는 것이 상책이다. 학자금 대출이 있는 사회 초년생이라면 월급의 절반을 우선 대출 상환에 쓰도록 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조사결과 대졸자 28%가 평균 1인당 938만원의 학자금 대출이 있다고 발표했다. 만일 50% ‘강제저축’으로 월 120만원씩 상환한다면 8개월이면 청산된다.

◆주택청약저축· 의료실비보험은 기본=직장생활로 급여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우선 주택청약통장을 만드는 것이 좋다. 수도권지역 주택 청약 자격은 오는 3월부터 1년 동안 12회 납입금을 내면 1순위를 부여한다.

돈을 모으고 여유가 있다 해도 병이 나면 아무 소용없다. 어떻게 보면 재테크의 기본이 의료실비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병원비와 통원 치료비의 90%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의료실비보험은 꼭 가입해 둬야 한다. 월 5만원 정도면 질병이나 재해에 대해 기본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보통 급여통장을 비상금 통장으로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통장을 쓰면 이 두 자금의 분리가 안 돼 비상금을 조금씩 꺼내 쓰기 쉽다. 그 결과 정작 비상금이 필요할 때 한 푼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절대 급여통장에 함께 담아 두어서는 안 된다. 비상금은 별도의 통장을 만들어 관리하면 된다.

어학공부나 자격증 취득 등 자신의 몸값을 불리기 위한 투자에 인색해서는 곤란하다. 또 여행과 같은 경험은 돈과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것이기에 때문에 여행적금 등 자기계발을 위한 통장은 따로 만드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노후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입해야 되는 이유는 거치기간이 늘어남에 따라서 연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늦게 시작하는 사람보다 큰 효과를 누릴 수 있으므로 적은 금액으로도 당장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연금저축보험은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보험 중 유일하게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가 되는 상품이다. 근로소득자가 가입하면 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보험료 전액이 소득 공제되기 때문에 직장인에게 혜택이 크다.

◆위험부담이 큰 투자상품은 삼가야=파생결합증권(DLS), 상품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은 워낙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위험을 안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금이 보장되고 안전하게 목돈을 맡길 수 있는 상품이 아닌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인 만큼 리스크가 크다. 종잣돈 마련을 목표로 둬야 할 사회 초년생은 접근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 자산관리전문가는 “책이나 방송 등에서 부자가 되는 비결을 수없이 많이 말하지만 답은 뻔하다”며 “인생설계의 기초는 종잣돈에 있는 만큼 저축 습관을 들이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송덕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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