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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쓰며 꿈 구체화, 수능 시험시간표 맞춰 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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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00일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수능을 치른다는 사실을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예비 고3 학생이 많다. 특수목적고(특목고)나 전국 단위 선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목표로 하는 예비 중3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빨리 ‘입시 체질’로 바꾸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첫걸음이다.

올해 주요 외고와 대학에 합격한 안상연(세종과학고)군과 이소은(대원외고 불어과)·이선아(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양(왼쪽부터).

장래 희망과 고교 진학 사이 연결고리 고민을

올해 고교 입시에서도 높은 지원 경쟁이 예상된다.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기대심리가 높아져 특목고·자사고 지원자가 늘면서 지난해 대부분의 특목고·자사고 경쟁률이 부쩍 상승했다. 이럴수록 예비 중3에게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어떤 고교에 진학하고 싶은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대원외고 불어과에 합격한 이소은(서울 언주중 3)양은 “지난해 1, 2월에 왜 외고에 진학하고 싶은지 내 꿈과 외고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고민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얻은 확신은 수험생활 1년 동안 큰 원동력이 되며 입시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과학고 지원 동기를 묻는 면접 질문에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엄마가 원하셔서’ ‘명문대 합격에 도움이 될 것 같아’라고 답해 떨어지는 학생들이 적지 않아서다.

미리 써보는 자기소개서도 도움이 크다. 지원 동기, 미래 계획 등을 점검할 수 있다. 꿈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를 꿈꾼다면 오래 가는 전지를 개발하고 싶은지, 가볍고 단단한 소재를 만들고 싶은지 고민하는 식이다.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김동한 선임연구원은 “영재학교·과학고에 지원한다면 수학·과학을 공부하거나 탐구하며 흥미를 느낀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먼저 적어 보라”며 “장래 희망과 고교 진학의 연결고리를 고민하고 관심 분야에 대한 독서, 대회 참가 등의 활동계획을 세우고 생활·학습습관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상연(서울 영도중 3)군은 이 같은 조언에 따라 지난해 스마트폰을 인터넷 기능이 없는 휴대전화로 바꿨다. 공부에 방해가 될 온라인 게임도 끊었다. 안군은 세종과학고에 합격했다.

1, 2월엔 중장기 계획 세우고 심화학습

입시 체질로 바꾸려면 중장기 학습 계획을 스스로 짜야 한다. 이양은 외고 입시에 맞춰 ▶1, 2월 영어 문법·독해 심화학습 ▶1학기엔 내신 관리 ▶여름방학 땐 자기소개서 작성 ▶2학기에 면접 대비 등 계획을 세웠다. 이양은 “외고에 입학한 이후에도 어학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이맘때 영어 문법·독해·어휘를 집중 공부했다”고 말했다.

 내신 대비도 필요하다. 과학영재학교 지원자는 수학·과학 중심으로, 과학고는 수학·과학에서, 외고는 영어에서 A등급을 받아야 안정권이다. 중 2, 3학년 영어 내신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이양의 내신관리 비법은 꼼꼼함과 반복학습이다. 청담어학원 본원 이요셉 원장은 “문제풀이 노트에 취약한 부분을 정리하고 보완한 것이 우수 합격생들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안군은 과학고와 영재학교 전형 일정에 맞춰 계획을 세웠다. 여유시간이 많은 1, 2월에 이제껏 공부했던 수학·과학을 돌아보며 취약한 부분을 복습했다. 수학·과학 심화문제 풀이에 집중하며 영재학교와 과학고 입시의 핵심인 창의사고적 문제 해결력을 키웠다.

휴식은 혼자서, 수능 시계 맞춰 생활

예비 고3은 ‘이제 내 차례’라는 것을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한편 근거 없는 불안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올해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에 합격한 이선아(서울 이대부고 졸업 예정)양은 “잘하다가 한 번의 실수로 불합격한 선배나 실력에 비해 운 좋게 합격한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안감에 휩싸일 시기”라며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불안을 없애는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비 고3은 ‘혼자 놀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수능 300일 전이라서’ ‘곧 고3이라 스트레스 받아서’ 등 온간 핑계로 친구들과 한두 번 어울리다 보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적당한 휴식은 필요하다. 쉬고 싶을 때 혼자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자. 일주일에 2~4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밤에 집중이 잘 되는 ‘올빼미족’이라도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모든 생체리듬을 수능시험 시간에 맞추는 것이 입시 체질로 변신하기 위한 첫 단계다. 방학 중에도 오전 8시 전에는 일어나 정신을 맑게 가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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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유리한 전형에 집중과 선택을

2016학년도 대입은 제도적으로 2015학년도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한국사가 필수 과목이 되는 2017학년도 수능 전 마지막 입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2016학년도엔 수시 선발 비중이 지난해 64%에서 66.7%로 높아진다는 점, 수능 영어는 쉬운 기조가 유지되지만 국어, 수학의 경우 올해보다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1, 2월은 자신에게 어떤 전형에 유리할지 판단할 시기다.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논술 실력,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 대략적인 지원 방향을 결정한다.

학습 계획은 전국연합학력평가 4회, 수능 모의평가 2회 시험 일정에 맞춘다. 특히 3월 서울시교육청 주관 학력평가는 예비 고3 수험생의 첫 모의고사다. 전국 재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 1, 2월에는 취약 부분을 복습하며 3월 학력평가를 염두에 두고 공부해야 한다.

1, 2월은 취약한 교과와 단원, 문제 유형을 집중적으로 해결할 마지막 시간이다. 이양은 ‘나만의 개념 교과서’를 만들 것을 추천했다. 취약한 개념을 선별해 직접 요약 정리하면서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양은 “지금 완벽히 공부하지 않은 단원이 수능에서 발목을 잡는다”면서 “한번 정리하면 앞으로 공부할 부분이 명확히 보이고, 오답 풀이를 할 때도 개념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쉬운 수능을 대비해 실수를 줄이기 위한 준비도 지금부터 해야 한다. 이양은 “초반부터 자주 실수하는 문제 유형을 정리하고 OMR 카드 작성 등 사소한 실수도 절대 되풀이하지 않도록 연습했다”고 강조했다.

글=봉아름 객원기자 ,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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