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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2400명 정리해고, IBM은 11만 명 감원 전망 … 뜨거운 미국 경제에 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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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 경제에 ‘정리해고’ 칼바람이 불고 있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경기 상황이 무색할 정도다. 해고 순서를 밟는 기업의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본질은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이다.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유가 하락의 유탄을 맞은 석유업계는 이미 해고를 본격화했다. 원유서비스 업계의 글로벌 3대 업체 중 하나인 베이커 휴즈는 최근 전체 인력의 11%에 해당하는 7000여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업체인 쉴름베르제와 할리버튼도 앞서 각각 9000명과 1000명 감원에 착수했다.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석유 생산 업체들의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음료회사인 코카콜라는 1600~1800명의 사무직을 감축하기로 하고 명단 통보에 들어갔다. 2000년의 5000여 명 정리해고 뒤 15년 만에 최대 규모다. 배경엔 사무실 관료주의가 조직의 효율성을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세계적 온라인업체인 이베이도 2400명에 대한 정리해고에 돌입했다. 전체 임직원의 7%에 달하는 인원이다. 연말 쇼핑 시즌의 실적이 기대를 밑돌면서 수술에 착수한 것이다. 이베이는 알짜 비즈니스인 페이팔의 분사를 앞두고 있어 조직 개편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전체 인원의 6%에 달하는 4000명 이상을 감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실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성장률 목표치를 밑돌았다는 것이 이유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거대 기업인 IBM의 정리해고 규모가 관심사다. IBM은 지난해 애플과의 제휴,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 등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인력 재배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선 IBM이 전체 인력의 26%인 약 11만 명을 감원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IMB 대변인은 “인력 재배치의 일환으로 떠나는 인력은 수천 명에 불과할 것”이라며 대규모 해고설을 부인했다. IBM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1% 감소하면서 11분기 연속 매출 부진을 기록중이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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