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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 협박범은 정의화 국회의장 전 보좌관의 아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5일 청와대를 폭파하겠다고 했던 협박범이 정의화 국회의장 전(前) 보좌관 A씨의 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의장실과 경찰에 따르면 정 의장 보좌진 중 한명이었던 A씨는 23일 국회의장실에 사직서를 낸 뒤 아들에게 자진 귀국을 설득하기 위해 출국한 상태다.

의장실 관계자는 “A 씨가 아들 문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표를 냈고, 아들을 직접 돌보기위해서라도 일을 그만둬야한다고 요청해 바로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당시 라오스와 미얀마 순방 중이던 정 의장도 이 내용을 보고받고 사표 수리를 지시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정의화 국회의장 취임이후부터 4급 보좌관으로 일해왔다. 의원실에서 근무하며 주로 정 의장의 외부 행사 일정 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A 씨의 지인은 “20대인 아들이 정신 질환을 앓아왔고, 이번에도 아버지 모르게 프랑스로 출국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A씨 아들인 B씨는 20대 초반으로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협박전화의 발신지는 파리에 있는 한 게스트하우스였다. B씨는 25일 5차례나 전화를 걸어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청와대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했고 이 때문에 군과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이 출동해 청와대 일대를 수색하기도 했다.

경찰은 B씨가 지난 17일에도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와대에 전화를 건 게스트하우스와 인터넷으로 글을 남긴 IP의 주소지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특별한 신분없이 현재 파리에서 머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대사관에도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B씨가 입국하지 않을 경우 강제송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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