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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실세 일꾼 … 건설 마원춘, 선전 김병호, 기계 홍영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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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도춘(71) 군수 담당 비서, 김평해(74) 간부 담당 비서, 김양건(73) 대남 담당 비서.

 김정일(2011년 사망)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잘 보살피라고 지시했던 친위세력이다. 3인방은 김정일이 발탁하고 키운 인재들이다. 박도춘은 군수제품의 예산 관리를, 김평해는 간부들의 인사를 담당하고 있다. 김양건은 대남·대외관계를 맡고 있다. 자기 세력이 없는 기술관료(technocrat)인 이들은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구축하는 데 적합한 인물들로 평가됐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25일 “김 제1위원장이 그들에게 ‘내 지시 이외는 누구의 지시도 받지 말라’고 할 정도로 신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3대 세습 완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따라서 이들 3인방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신년사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언급된 만큼 김양건의 역할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수용(75) 외무상의 활동도 주목된다. 북·러 정상회담, 북·중 관계 회복을 위한 정지작업, 북·미 대화, 북·일 협상 추진 등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후견인 역할을 한 인연으로 지난해 4월 외무상으로 전격 발탁됐다. 한 달 뒤인 5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일 합의가 그의 작품이다. 그동안 중국 선양(瀋陽) 등지에서 북·일 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중국으로 새 나가자 주북한 스웨덴대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스톡홀름으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땐 북한 외무상으론 15년 만에 연설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북 소식통은 “이 외무상이 김정은과의 특별한 인연도 있지만 배포가 크고 리더십이 있어 외무성을 이른 시일 내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주목해야 할 파워 엘리트로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김병호 선전선동부 부부장, 홍영칠 기계공업부 부부장, 박태성 평안남도 당 비서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김정은의 현지지도 때 한 부장은 65회(2012년 10회), 마 국장은 39회(2012년 11회)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실세 일꾼으로 알려진 이들은 50~60대의 실무형 관료로 김정은이 발탁하고 키운 인물이다. 원로관료들이 물러난 자리에 이들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두산건축연구원 설계원 출신인 마 국장은 마식령스키장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해 전격 발탁됐다.

 군부에서는 황병서(66) 군 총정치국장이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황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김정은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이다. 지난해 4월 인민군 차수로 진급한 데 이어 5월에 군 총정치국장, 9월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임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와 함께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자주 동행하는 군인사로 김춘삼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 이병철 당 제1부부장 등이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춘삼 작전국장은 이전에 평양방어사령관을 역임한 경력을 고려하면 총참모장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며, 공군사령관 출신인 이병철 제1부부장은 사상·인사를 담당하는 부서인 조직지도부에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통일문화연구소 이영종 부소장, 고수석 연구위원, 정영교·안정호 연구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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