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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직장맘, 원하는 책 바로 사는 '엄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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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통·번역사로 일하고 있는 주부 신오영(38)씨는 2년 전부터 책을 살 때 휴대전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이용한다. 일과 육아로 바쁜 일과 틈틈이, 필요한 책들을 바로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자신이 읽고 싶은 소설이나 인문서도 선택하지만, 주로 사는 책은 두 딸을 위한 동화나 육아책, 학습서 등이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 중 갑자기 사야할 책이 떠오르면 바로 사는 편이다. 특별히 시간을 내 서점에 가거나 컴퓨터 앞에 앉을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휴대전화 등을 이용한 모바일 도서구매가 확산되면서, 독자들의 책 구매 습관도 바뀌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2010년 3월 모바일 도서구매 서비스가 시작된 후, 모바일 주문 건수는 매년 2배 가까이 늘고 있다. 예스24의 경우 웹과 모바일을 합한 전체 매출 중 모바일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1%에서 2013년 7.47%, 2014년 15.24%, 2015년에 들어서는 20%까지 성장했다. 교보문고의 경우도 인터넷 교보문고 전체 매출 중 모바일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20%를 넘어섰다. 예스24의 자료를 토대로 모바일 도서구매 패턴을 정리했다. 모바일에서는 누가, 어떤 책을 살까.

 ◆바쁜 3040 워킹맘에게 환영받아=2014년을 기준으로 모바일을 이용해 책을 가장 많이 산 연령대는 30대가 41.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40대가 33.2%였다. 성별로는 여성이 72.6%에 달했다. 도서시장의 가장 큰 소비층인 30~40대 여성이 모바일 구매에서도 전체의 56.1%를 차지, 가장 적극적인 소비층으로 나타났다. 웹과 모바일 구매자를 합쳤을 때 30~40대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인 47.3%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예스24 컨텐츠미디어팀 윤미화씨는 “모바일 서비스 초반에는 얼리어답터인 30대 남성들의 구매 비중이 비교적 컸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그런 특징이 사라졌다. 사회생활을 하는 3040 직장맘들이 현재 모바일 도서구매 서비스의 가장 적극적인 이용자”라고 말했다.

 구매자의 특징은 모바일로 판매된 책의 분야를 봐도 알 수 있다. 2014년 모바일로 가장 많이 팔린 책 100권을 분야별로 나눠보면 ‘가정과 생활’이 21권으로 가장 많고, 유아(18권), 해외문학(14권) 순이었다. 전체(웹+모바일) 베스트셀러 100위가 해외문학(20권)-국내문학(12권)-가정과 생활(12권) 순인 것과 차이가 크다. 지난해 예스24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었다. 하지만 모바일 베스트셀러 1위는 『칼 비테의 자녀교육 불변의 법칙』이었다. 그 외에도 『아기가 잘 먹는 이유식은 따로 있다』(12위), 『2015 가계부』(13위) 등 전체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오르지 못한 책들이 모바일에서는 인기를 끌었다.

 ◆책, 아무 때나 산다=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책을 가장 많이 사는 요일은 월요일(18.9%)이다. 한 주를 시작하면서, 필요한 책을 한꺼번에 주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바일 구매의 경우에도 월요일(17.7%)의 비중이 다른 요일에 비해 높다. 하지만 구매 시간대를 분석해보면 웹과 모바일에 차이가 나타난다. 하루 중 온라인 도서구매가 가장 활발한 시간은 ‘당일배송’ 한계 시간대인 오전 10~11시(7.2%)나 직장인들의 점심 시간 이후인 낮 3~4시(6.7%)다. 하지만 모바일 도서구매의 경우 특별히 선호되는 시간대가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고른 분포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오히려 늦은 퇴근길이나 잠자리에 들 무렵인 밤 9시 이후의 모바일 구매가 전체의 20.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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