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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 첫 여행…색다른 즐거움을 찾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학생들은 말합니다. “어른이 되면 친구들끼리 여행을 갈 거야.”

그 여행, 지금 가면 안 되는 걸까요. 멀리 가지 않아도, 하룻밤 묵지 않아도 즐겁게 놀 수 있어요. 아직 어려서, 돈이 없어서, 혹은 무서워서 망설이고 있다면 소중에서 도와드릴게요. 계획 세우는 법부터 예비 중1 친구들이 다녀온 일일 여행 실전까지 세세하게 알려드립니다.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말을 배우는 순간부터 사교육에 시달리는 우리 학생들에게 매일 놀기만 하는 뽀로로는 동경의 대상일 뿐, 도무지 공감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뽀로로를 ‘떼는’것도 어쩌면 놀기만 하는 뽀로로의 삶과 아이들의 현실이 너무 달라서가 아닐까요. 좀체 놀아보지 못한 소중 독자들을 위해 어려서 ‘좀 놀아 본’ 기자가 나섰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과 함께 대학로 여행을 다녀온 것이죠. 지금부터 이준민 3기 학생 기자와 친구들이 보낸 건전한 일탈을 소개합니다.

이화마을에서 세 친구가 벽화를 따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지우·오윤지·이준민양.

“안녕, 나는 소중 인턴기자 김대원이야. 오늘은 노는 법을 잊은 너희를 위해 인생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선배가 되기로 했어. 지금부터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방법을 알려줄게. 그 다음 아이들과 다녀 온 여행 이야기를 들려줄 거야. 먼저 준비단계부터 알아볼까.”

계획 세우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여행이 있어. 무작정 떠나는 여행과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떠나는 여행. 계획이 없으면 어디로든 떠나기 수월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뿐이니 계획은 필수야. 멤버구성·주제설정·날짜선정·장소선정·코스선정·예산책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 걱정 말고, 나만 믿고 따라와.

1. 멤버구성 동네에서 놀 때는 친구가 많을수록 즐겁지만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어. 여럿이 몰려다니다 친구를 잃어버릴 수 있거든. 또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 비효율적이야. 되도록 3명 안팎으로 멤버를 꾸리도록 해. 서로간의 ‘궁합’도 중요해. 여행지에서 겪은 갈등으로 서먹해진 아이들이 많아.

2. 주제선정 모든 여행에는 ‘메인 이벤트’가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체험이지. 쇼핑·관람·식사·운동·휴식 등 주제를 정해야 장소를 고를 수 있어. 평소 친구들과 해보고 싶었던 것을 떠올려봐.

3. 장소선정 대형 포털 사이트에 여행의 주제(맛집·공연·전시 등)를 검색해봐. 관련 뉴스와 게시물을 살펴본 뒤 마음에 드는 곳을 정하면 돼. 비용과 거리가 장소 선정의 가장 큰 기준이야. 거리가 멀거나(1시간 이상) 교통이 불편하면(환승 3회 이상) 가지 않는 것이 좋아. 피곤하고 위험하니까.

4. 날짜선정 방학엔 사람들이 붐비는 주말을 고를 필요가 없어. 평일 중 학원에 가지 않는 날 떠나. 숙제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일기예보나 보렴. 날씨가 좋지 않으면 곳곳에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맑고 포근한 날로 선택해. 겨울방학이 끝났다면 봄방학을 노려봐.

5. 코스선정 여행지에서는 하루에 3~4곳 정도를 방문하는 것이 적당해. ‘먹을 곳’ ‘쉴 곳’ ‘즐길 곳’을 하나씩 들르는 게 일반적인 코스야. 좋아 보인다고 무작정 갈 게 아니라 비용과 위치를 면밀히 검토해야 해. 겨울에는 날이 추우니 걸어서 15분 안에 다음 장소에 도착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짜는 것이 좋아. 순서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않도록 정해야겠지. 포털 사이트에서 지도를 인쇄해 방문할 장소를 표시하는 걸 추천할게. 스마트폰이 있다면 지도 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아.

6. 예산책정 동네에서 친구들끼리 놀 때 드는 비용은 1만원에서 1만5000원 사이야. 식비와 체험비(노래방·카페·쇼핑·PC방 등)를 합친 금액이지. 여행을 간다면 1만원에서 1만5000원 정도 추가 비용이 발생해. 체험활동이 하나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야. 예산은 최소 2만원에서 최대 3만원 정도가 될 거야. 보통 식비·체험비·교통비·비상금 정도로 나누지.

“이 정도면 계획은 완벽해. 남은 문제는 비용 마련이지. 지금부터 나만의 노하우를 알려줄게. 부모님께는 비밀이야.”

비용마련 지금껏 계획한 여행의 내용을 A4용지 1장 분량의 기획서로 만들어 부모님께 제출해. 그리고 당당하게 후원을 요구하는 거야.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은 여행의 목적과 필요성·기대효과야. 구체적인 여행계획과 함께 “친구들끼리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하며 자립심을 키우고 계획적인 소비로 경제활동의 가치를 깨닫는다”와 같은 명분을 제시한다고 생각해봐. 세상 어느 부모가 “NO”를 외치겠어. 마지막으로 기획서에 부모님과의 연락방법이나 비상시 행동계획 등을 상세히 적어봐. 걱정을 덜어드리려는 노력이 지갑을 여는 열쇠가 될 거야.

준민이와 친구들의 대학로 여행기

준민이는 성남에 사는 14살 여학생이야. 친구들과 초등학교 졸업여행을 떠난다니 신이 났지. 그런데 막상 계획을 세우려니 겁부터 났대. 주제에 알맞은 코스를 짜느라 애 좀 먹었어. 고마워 네O버.

준민이의 여행계획

급하게 결정한 첫 여행이라 비용은 소년중앙이 협찬했어. 각자 학원 숙제를 소홀히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부모님께 여행을 허락 받았지. 1월 20일 오전 8시 30분, 우리는 수내역에서 만나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향했어.

※물과 간식은 가방을 무겁게 할 뿐, 차라리 비상시(?)를 대비해 휴지를 챙기는 게 나아.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편안한 신발과 예쁜 옷이야. 실컷 돌아다니면서도 사진은 예쁘게 찍어야 하니까. 돈은 현금으로 준비하되 지갑에 넣고 다녀야 잃어버릴 일이 없어. 날씨가 추울 땐 옷 속에 핫팩을 붙이는 것도 좋아.

1 혜화역까지 이동 길 찾기 쉬운 지하철이 편해

●지출 700원 ●누적 사용액 700원

마로니에공원

대중교통에는 버스·지하철·택시가 있어. 버스는 노선이 복잡한데다 정류장을 찾기 어려워. 한눈에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하철을 추천할게. 길을 잃더라도 노선도를 보고 돌아갈 수 있어. 택시로 여행을 떠났다간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 파산할 지 모르니 언급하지 않는 걸로 하자.

분당선을 타고 왕십리역에서 내린 우리는 2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녹색 안내판을 찾았어. 화살표 방향을 따라가 승강장 앞에 섰는데 열차 방향이 헷갈렸어. 이럴 땐 스크린 도어를 보고 다음 역을 확인한 뒤 근처에 있는 노선도와 비교해 보면 돼. 잘 모르겠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봐.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고 했나. 쉼 없이 떠드느라 몇 번이나 열차에서 못 내릴 뻔 하고도 1시간 10분만에 혜화역에 도착할 수 있었어. 정말 다행이지.

준민 “혼자서는 못 오겠다. 지하철 노선도에 익숙해져야겠어.”
지우 “승강장에 있는 과자 자판기를 보고 깜짝 놀랐어. 사용해 보고 싶었는데 가격이 비쌌어.”
윤지 “한 시간 넘게 서서 이동하느라 다리가 조금 아팠어.”

2 이화동 벽화마을 구경 시간 확인은 미리미리

●지출 0원 ●누적 사용액 700원

이지우양이 대학로 지도를 보고 있다. 지도는 마로니에공원 좋은공연안내센터에서 얻을 수 있다.(왼쪽) 이화마을에는 곳곳에 숨어있는 벽화를 찾는 재미가 있다. (오른쪽)

오전 10시, 아르코 미술관에 도착했어. 그런데 문이 닫혀 있지 뭐야. 관리인 어르신께서 11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 개관시간을 미리 확인했어야 하는 건데. 실수야. 남는 시간 동안 두 번째 코스인 이화동 벽화마을에 다녀오기로 했어.

이준민양

낙산공원 방향으로 오르막을 오르니 동네지도가 나타났어. 벽화마을은 아직도 한참 남았대. 준민이는 친구들과 벽화 대신 낙서로 가득 찬 벽 앞에 서서 질세라 흔적을 남기 시작했어. 내용은 비밀이야. 지저분하고 유치한 이야기거든^^. 벽화가 보이자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었어. 그 유명한 ‘천사의 날개’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군. 그깟 사진이 뭐라고. 흉보면서도 재빨리 줄을 섰지. 다들 외투 색이 어두워 날개와는 어울리지 않았어. 그래도 다 방법이 있지. 외투를 벗고 사진을 찍는거야. 예뻐 보이려는 의지 앞에서 그깟 추위쯤이야.

준민 “벽화가 아기자기해서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어. 낙서나 작은 벽화도 재미있었고.”
지우 “낙서로 가득 찬 벽에 내 이름을 쓰고 왔는데 다시 와도 남아 있을지 궁금해.”
윤지 “예쁜 사진을 많이 찍어서 좋아. 언제 이런 데 또 오겠어.”

3 아르코 미술관 즐거운 나의 집

●지출 0원 ●누적 사용액 700원

1 아르코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즐거운 나의 집’ 2 전시실 소파에 앉아 미디어 아트를 관람하는 모습.
아르코 미술관 앞 조형물.

아르코 미술관으로 돌아오니 딱 11시였어. 기획전 ‘즐거운 나의 집’을 관람했지. ‘집’이 지닌 다양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였어. 아직 초등학생인 준민이와 친구들이 이해하기엔 어려워 보였지만 아무렴 어때. 보이는 대로 즐기는 게 전시잖아. 작품의 재료로 소파·변기·침대 등 집에서 볼 수 있는 소품을 사용해 낯설지 않았어. 아이들도 소파가 보이면 앉고, 침대가 보이면 눕고, 영상이 보이면 감상하는 식으로 편하게 관람했지. 전시관을 나온 뒤에는 3층 라운지에 모여 앉아 윤지가 들려주는 영화 ‘국제시장’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어.

준민 “전시를 보니 내 집 마련이 하늘의 별 따기래. 익숙해서 몰랐던 우리 집에 감사하게 됐어.”
지우 “지루하고 딱딱할 줄 알았는데 집에 있는 물건들을 보니 편안해졌어. 역시 집은 소중해”
윤지 “집을 소재로 한 전시라 쉽고 재미있었어.”

※대학로에는 아르코 미술관 외에도 세계 각국의 자물쇠를 수집한 ‘쇳대 박물관’과 조선시대에 만든 나무조각을 전시한 ‘꼭두 박물관’이 있어. 그런데 꼭두 박물관은 신축 이전을 위해 문을 닫은 상태고 쇳대 박물관은 유료라 준민이가 제외시켰지.

4 바나바나에서 식사 일단, 밥부터 먹고 보자

●지출 1인당 약 8000원(총 2만3800원) ●누적 사용액 8700원

바나바나에서 판매 중인 고르곤졸라 피자(1만900원·왼쪽)와 마카롱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환한 미소를 짓는 아이들.

해가 중천에 뜨자 다들 사나워지기 시작했어. 배고품을 참을 수 없었나봐. 미술관을 나와 분식집을 찾았어. 분식이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잖아.

바나바나는 즉석 떡볶이와 화덕 피자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곳이야. 원래 ‘혜화 돌쇠 아저씨’라는 식당에서 개발한 메뉴인데 그곳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비슷한 곳을 찾았어. ‘허니버터칩’이 품절이라 ‘수O칩’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지. 메뉴에서 1번 세트(즉석 떡볶이 2인분+고르곤졸라 피자+탄산음료 1잔, 2만800원)를 고르고 라면사리(1000원) 추가, 탄산음료를 자몽에이드로 업그레이드(2000원) 했더니 셋이서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어. 소중 기자들은 2번 세트(즉석 떡볶이 2인분+고구마 피자+탄산음료 1잔, 2만2800원)를 시켰는데 둘이 먹기엔 많아서 조금 남겼어.

준민 “기대 이상이야. 맛있는 건 물론이고 저렴한데다 양까지 푸짐해.”
지우 “난 꽤 많이 먹는 편인데도 남길 정도로 양이 많았어.”
윤지 “맛있어. 맛있어. 맛있어.”

※대학로에는 맛집이 많지만 식사위주의 여행이 아니라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분식집을 추천할게. 바나바나 외에도 즉석 떡볶이 전문점인 ‘엉클스’나 ‘코야코’등이 유명해. 사실 준민이는 떡볶이 위에 오징어튀김이 올라가는 ‘엉클스’에 가고 싶었지만, 지우랑 윤지가 피자를 좋아해서 바나바나에 갔어.

5 마카롱 아이스크림 구매 예상치 못한 지출

●지출 2900원 ●누적 사용액 1만1600원

초코맛 마카롱 아이스크림(2900원).

오후 1시 10분, 식당을 나와 오늘의 메인 이벤트가 열리는 삼형제 극장으로 출발했어. 그런데 다들 ‘피리 부는 사나이’한테 홀리기라도 한듯 경로를 이탈하는 거야. 먹음직스러운 길거리 음식을 향한 발걸음을 멈출 수 없더라고.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게는 ‘펭귄 마카롱’. 네 가지 맛 아이스크림을 마카롱 사이에 넣어 파는 곳이야. 준민이는 초코, 지우는 그린티, 윤지는 치즈케익 맛을 골랐어. 가격은 개당 2900원. 비상금으로 책정한 3000원을 모두 마카롱에 투자한 셈이야.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공연장이 보이기 시작했어.

준민 “입에서 살살 녹아.”
지우 “맛은 있는데 너무 크고 두꺼워서 먹기 불편해.”
윤지 “정말 맛있어.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먹어도 좋을 것 같아.”

※대학로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바로 길거리 음식이야. 이색음식인 ‘굴뚝빵’이나 ‘아이스크림 붕어빵’, ‘누텔라 크레페’ 외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야채호떡이나 솜사탕조차 독특한 맛이 난대. 하지만 길거리 음식이라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다면 참고 지나갈 줄도 알아야 해.

6 삼형제 극장서 연극 관람 죽여주는 이야기

●지출 1만원 ●누적 사용액 2만1600원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의 마돈나(왼쪽)와 안락사.

오후 2시,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를 봤어. 지금껏 150만 관객을 동원한 공연이래. 의뢰인에게 완벽한 자살을 선사하는 주인공 ‘안락사’가 의문의 고객 ‘마돈나’와 ‘바보레옹’을 만나 겪는 에피소드가 나와. 우울한 주제의 블랙코미디지만 공연 내내 관객 참여를 유도해 지루할 틈이 없었어. 배우들이 사진기자 선배를 웃음거리로 만들기도 했지. (나 엄청 크게 웃었는데, 앞으로 회사 생활하기 괜찮을까.)

8세 이상 관람가인데도 비속어가 꽤 나오는 편이야. 듣기 거북할까 걱정했는데 준민이랑 친구들은 아무렇지 않았대. 초등 졸업반이 되면 욕 정도는 알아서 걸러 들을 수 있게 되는 건가 봐.

준민 “맛깔스러운 연기에 다음에 또 보고 싶을 정도야.”
지우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개그 프로그램보다 재미있게 표현했어.”
윤지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 조금 섬뜩하긴 한데, 그래도 정말 재미있어.”

※준민이는 오글거리는 건 질색이라며 로맨틱코미디가 아닌 블랙코미디 연극을 보겠다고 했어. 온라인 예매로 할인 혜택을 받아 3만원짜리 티켓을 1만원에 구매했지. 영화 한 편 값으로 생생한 공연을 즐겼으니 돈이 아깝지 않았어. 대학로 공연을 타임세일이나 학생할인처럼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걸 명심해.

7 카페데코믹스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지출 7500원 ●누적 사용액 2만9100원

카페데코믹스에서는 정해진 시간 동안 만화책을 읽을 수 있다.(왼쪽) 카페데코믹스의 고양이 ‘공주’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펭귄 마카롱’ 맞은편의 ‘카페데코믹스(CAFE de’ COMICS)’야. 엄마들이 금지하는 애완동물·만화책·라면·커피를 즐길 수 있는 낙원이지. 쉽게 말해 고양이 카페 겸 만화책방이야. 이곳에는 만화책 3만여 권과 고양이 다섯 마리가 있어. 만화책만 읽을 생각이라면 시간당 2000원(성인 2400원)만 내면 돼. 준민이와 친구들은 배가 꺼졌는지 2시간 정액제(7500원)를 결제하고 라면 1그릇과 아이스티 2잔을 주문했어. 정액요금을 내면 라면이나 음료 중 하나를 먹을 수 있거든.

다들 주문이 끝나기 무섭게 고양이를 찾아 달려갔어. 세 친구 모두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은데 부모님이 허락해주지 않아 아쉬워하고 있었거든. 동물 사랑도 잠시, 라면과 음료가 나오자 만화책을 한 권씩 뽑아 들고 테이블에 모였어. 여행 중 세 친구가 가장 조용해진 순간이었지.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오후 다섯 시가 넘어서야 가게를 떠났어.

준민 “친구들과 조용하고 건전하게 놀기에 좋아.”
지우 “고양이가 너무 예뻐. 나를 더 좋아해주면 좋겠는데.”
윤지 “시간에 쫓겨 결말을 못 본 만화책이 자꾸 생각나.”

8 수내역(집)까지 지하철로 이동

●지출 700원 ●누적 사용액 2만9800원

오윤지양

세 친구는 아침에 온 길 그대로 지하철을 타고 돌아갔어. 모두 이번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을 거야. “잘 논 하루, 열흘 공부 안 부럽다”는 소중 기자들의 생각이 전해졌기를. 노는 게 죄가 아니라는 건 확실해. 먹고 놀기만 하는 뽀로로는 항상 웃으며 살잖아. 우리도 행복하게 살려면 놀 줄도 알아야 돼. 이 글을 읽고 놀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사람은 지금 당장 친구들과 함께 여행 계획을 세워봐. e메일()로 여행 기획서를 보내면 소중에서 함께 떠나줄 지도 몰라.

준민 “친구들과 놀 때마다 어디에 갈 지, 무엇을 하고 놀 지 고민하곤 했는데 조금만 용기를 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걸 깨달았어.”
지우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공부에 대한 압박이 심했는데, 오늘처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이라 생각하니 앞으로가 기대돼.”
윤지 “노는 만큼 책임이 뒤따른다는 생각에 놀러 다니는 것이 기쁘지만은 않았는데 오늘 하루는 아무 걱정 없이 보낸 것 같아. 평생 잊지 못할 거야.”

글=김대원 인턴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 동행취재=이준민 학생기자·이지우·오윤지(성남 수내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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