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임대주택(뉴스테이) 활성화 대책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비싼 전세에 사는 세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뽑아든 비장의 카드라서다. 그럼에도 중산층이 최대 8년 거주할 수 있다는 것 말고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일반 전·월세나 기존의 서민 임대주택과 다른 뉴스테이의 특징을 문답풀이로 정리했다.
서울의 경우 월세가 100만원 안팎 이라는 데 수요가 있을까.
“정부는 수요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뉴스테이의 주요 타깃이 고가 전세(전세 3억원 이상)라서다. 서울 강남·마포·용산과 같은 곳의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중에 월세 100만원을 넘는 곳이 꽤 많다는 게 근거다. 고가전세 세입자 중 대출을 낀 이들이 대출금을 갚고 뉴스테이로 들어올 거라는 전망도 한다. 반면 시장 전문가 상당수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산층이라 하더라도 자녀 사교육비와 생활비를 빼면 실제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은 200만원이 채 안되는 가구가 상당수라서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료 100만원에 관리비 20~30만원까지 내는 건 부담스럽다.”
임대료는 어떻게 결정되나.
“첫 계약 때 임대료는 건설사가 알아서 정한다. 정부가 주변 시세를 고려해 첫 임대료를 정해주는 기존 서민 임대주택과 다른 점이다. 상승률은 서민 임대주택과 마찬가지로 연 5%로 제한했다. 다만 건설사가 매년 최대치인 5%를 올릴 경우 8년 뒤 임대료가 크게 늘어난다. 계약 첫 해 보증금 1억원, 월 100만원에 계약을 했다면 7년차부터는 보증금 1억원에 월 149만원을 내야 한다.”
입주 자격은 어떻게 되나.
“원칙적으로는 자격을 따로 두지 않았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기존 공공 임대주택에 입주 자격을 무주택자로 한정한 것과 다른 점이다. 경쟁률이 높을 경우에는 건설사가 자율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입주자를 뽑을 수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무주택자가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 번 계약하면 8년간 사나.
“있다. 그동안 서민 임대주택은 전용면적 85㎡(국민주택 규모) 이하 주택을 지을 때만 건설사에 세제·금융 혜택을 줬다. 반면 중산층 임대주택은 혜택의 폭을 전용면적 135㎡까지로 넓혔다. 작은 거실과 방 2~3개로 구성된 지금까지와는 달리 넓은 거실과 방 4~5개가 있는 고급 임대아파트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부도에 대비해 저당권 설정이 가능한지.
“안된다. 중산층 임대주택에서는 기존 서민 임대주택에 있던 저당권 설정 의무를 없앴다. 세입자에게 저당을 잡혀 있으면 건설사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어서다. 이렇게 되면 임대주택 건설을 할 때 자금줄이 막히게 된다. 대신 세입자의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건설사는 보증금 반환 보증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가 부도가 나더라도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사실상 저당권 설정과 같은 효과다.”
얼마나 공급하나.
“일단 올해 리츠(부동산 투자신탁)를 통해 1만 가구를 공급한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567가구), 마포구 도화동(520가구), 강동구 길동(191가구) 사업이 대표적이다. 향후 LH 민간임대용지에 3만가구를 더 짓는다는 계획이다.”
래미안 스테이, 푸르지오 스테이가 생길 수 있을까.
“정부에서는 많은 혜택을 줬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정부는 크게 네 가지 혜택(▶용적률 완화 ▶저렴한 택지 공급 ▶기금 저리 융자 ▶세금 감면)을 통해 건설사들이 수익률을 연 3~4%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연 2~3%인 임대주택 사업자 수익률이 연 5~6%로 올라갈 거라는 계산이다. 대우건설을 비롯한 대형 건설회사들도 관심이 많다. 장기간 계속된 부동산 침체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해서다.”
그래도 임대아파트이기 때문에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편의시설이 안 좋을 거라는 우려가 많다.
“정부가 신경쓰는 대목이다. 그래서 건설사가 중개·이사부터 식사·세탁·육아와 같은 종합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거주자의 식사부터 세탁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레지던스가 중산층 임대주택의 이상적인 모델이다. 예컨대 맞벌이 부부를 위한 뉴스테이라면 육아시설을 특화할 수 있다. 다만 300세대 가량의 작은 규모로 짓기 때문에 대형 아파트 단지에 있는 단지 내 공원과 같은 시설은 기대하기 어렵다.”
세종=이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