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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골고루 먹이고 스트레칭 꾸준히 시키면 키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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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엄마들의 관심사는 ‘아이의 키’다. 키 성장에 좋은 운동을 시키지만 키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은 더욱 늘어간다. 중앙일보 라이프트렌드 주부 독자 5명과 황일태(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겸 청소년웰빙센터장) 교수가 아이의 올바른 키 성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 대치동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중앙일보 주부 독자들과 황일태 교수(가운데)가 아이의 키 성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이를 큰 키로 자라게 하고 싶은 것은 모든 엄마의 바람이다. 부모의 키가 작더라도 아이만큼은 큰 키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키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챙겨 먹이거나 키 크는 운동을 가르친다. 하지만 키 성장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행동에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때문에 아이의 키 성장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각종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뼈 나이는 여자는 15세, 남자는 17세가 되면 성장판이 닫히고, 그 이후에는 키 성장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치료가 필요하다.

키가 동갑 중 하위 3% 들면 저신장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의 키를 물려받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유전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하지만 키 성장에 있어 유전적 요인만이 전부는 아니다. 가족 모두 키가 크더라도 자녀는 작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황일태 교수는 “키 성장은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영양상태, 질병 유무, 숙면 및 스트레스 등의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스트레스의 경우 일상에서 발생하는 가벼운 스트레스는 키 성장과 무관하지만 부모의 이혼 및 학교에서의 왕따 같은 문제는 아이에게 큰 스트레스를 줘 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녀의 키가 작다고 느끼는 엄마들은 현재 내 아이의 키가 이대로 괜찮은지, 저신장의 범위에 해당하는 건 아닌지 궁금해 한다.

주부 이하나(38·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씨는 “아홉 살 된 첫아이가 학교 전체 아이들 중 가장 키가 작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의학적으로 저신장은 같은 성별, 같은 연령의 소아 키 정규분포상에서 100명 중 작은 쪽에서 세 번째 이내인 아이들을 말한다”며 “아이의 저신장을 평가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면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지 여부와 출생 시 몸무게를 확인한다”고 답했다.

질환으로 인해 키가 작은 경우 부모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이 바로 저체중아(부당경량아)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연도별 출생아 수에 따르면 1995년 70만 명 정도의 아이가 출생한 것에 비해 2005년 43만 명, 2011년 47만 명 정도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저출산에도 저체중아 출생률은 증가

하지만 신생아 출생률 감소에도 저체중아의 출생률은 늘고 있다. 저체중 출생아는 1995년 3%, 2007년 4.6%, 2013년 5.5%로 점차 증가했다. 여성들의 늦은 결혼과 임신, 사회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 중에도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를 둔 엄마가 몇몇 있었다. 엄마들은 “미숙아로 태어난 데다 현재 또래보다 키가 작아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황 교수는 “저체중 출생아 중 80%는 2세 이내에 따라잡기 성장을 하지만 20%는 따라잡기 성장을 보이지 않아 저신장 상태로 남는 것이다”며 “특히 미숙아는 4세까지 따라잡기 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키가 계속 작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체중 출생아는 저신장뿐 아니라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어 엄마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고, 성장기 체중 증가로 비만이 될 수 있다.

소아내분비 전문의와 상담을

일곱 살 남자 아이를 둔 정현정(39·서울 도곡동)씨는 “아이가 갑자기 키가 크면서 살도 많이 쪘다”며 “다이어트가 성장을 방해하지는 않는지,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황 교수는 “2014년 8월부터 각 재태기간의 출생 체중 또는 신장이 3% 이하인 소아 중 만 4세 이후에도 신장이 3% 이하인 소아에 한해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보험 급여가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작게 태어난 아이가 4세 이후에도 따라잡기 성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소아내분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이외에도 생활습관, 식단 조절, 운동요법 등을 병행하면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황 교수는 “단백질·무기질·비타민·식이섬유가 들어간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며 “수영·스트레칭·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일주일에 5회 이상 하면 키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체중 출생아(Small for Gestational Age·SGA)=재태기간(임신기간)이 37주 이상인데도 출생 체중이 2.5㎏ 이하로 출생한 경우를 말한다. 저체중 출생아의 80% 정도는 2세 내에 따라잡기 성장을 하지만, 20%는 따라잡기 성장을 보이지 않아 작은 키가 유지될 수 있다.

키 크는 바른 생활습관

● 잠을 충분히 잔다. 일찍 자고 오래 자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숙면을 위해서는 알레르기비염·아토피같이 잠을 방해하는 질환을 미리 치료하는 게 좋다.

● 균형 있는 식사를 한다. 단백질·무기질·비타민·식이섬유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 달고 짠 음식 등은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해야 한다.

● 운동을 꾸준히 한다. 적당한 운동은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돕는다. 관절에 충격을 주는 역동적인 운동보다 스트레칭이나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루 30분, 일주일에 5회 이상 진행한다.

● 지나친 스트레스는 피한다. 부모의 이혼 및 학교에서의 왕따 같은 문제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해 아이의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자세를 바르게 한다. 다리를 꼬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등 구부정한 자세는 척추를 휘게 한다.

글=유희진 기자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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