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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리포트] 쉽게 배우는 서양식 테이블 매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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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친구들 안녕하세요. 저는 한상희 학생기자입니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포크와 나이프, 새하얀 냅킨과 투명한 유리물잔까지.레스토랑의 테이블 위는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식사 예절에 맞춰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다보면 주눅이 들기 일쑤였어요. 저도 처음에는 테이블매너라는 말이 낯설었어요. 하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고 유익해 소중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 올림픽파크텔의 ‘맛있는 테이블 매너’ 강좌에서 배운 글로벌 에티켓을 소중 친구들과 공유합니다.

글=한상희(서울 동북초 6) 학생기자, 감수=이지은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 촬영협조=서울 올림픽파크텔 하성수 청소년팀장

테이블 매너의 시작, 예약

테이블 매너를 우리말로 해석하면 ‘식탁에서 갖추어야 하는 예의’가 된다. 단순히 식탁에서 음식을 먹는 예절만 가리키는 게 아니다. 식당 예약에서부터 레스토랑을 나갈 때까지, 식사와 관련된 모든 절차에 관한 매너를 가리킨다.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엔 기본적인 매너가 필요하다. 사전 예약은 기본이다. 예약할 때는 시간과 날짜, 이름과 연락처, 참석자 수, 앉고 싶은 자리 등을 미리 일러준다. 방문 당일, 의상은 편안하게 입되 분위기에 맞는 옷을 갖춰 입어야 한다. 완벽한 정장은 아니더라도 단정한 옷차림을 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춘다. 고급 식당이라면 넥타이를 매지 않은 노타이 복장이나 운동복 차림이면 입장을 거절당할 수 있다. 외투·모자 등의 소지품은 의자 아래에 두거나 카운터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관소에 맡긴다.

자리로 입장할 때는 ‘숙녀 우선(Lady first)’ 원칙을 지킨다. 남녀가 같이 들어갈 때는 여성이 앞서고 남성이 서너 걸음 떨어져서 뒤따르는 것이 좋다. 옷을 보관할 장소가 따로 없는 식당이라면 자리에 앉을 때 의자 등받이에서 거리를 살짝 띄워 앉고, 나의 등과 등받이 사이 공간에 가방이나 외투를 잘 개어 넣는다.

냅킨으로 종업원에게 힌트를

식사 중 매너에서 중요한 도구가 냅킨과 포크, 나이프다. 일행이 모두 자리에 앉으면 냅킨을 무릎 위에 펼친다. 식사 중에는 냅킨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잠깐 자리를 비울 때는 의자에 둔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냅킨을 잘 접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냅킨이 식사의 진행 여부를 종업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포크와 나이프의 사용법도 중요하다. 코스에 따라 대개 각각 3개씩 놓이는데 바깥쪽에 놓인 것부터 순서대로 사용하는 게 정석이다. 나이프는 오른손, 포크는 왼손에 잡는다. 고기를 자를 때는 포크와 나이프가 서로 직각이 되도록 하며 팔꿈치를 벌리지 않고 손목만 움직여서 자른다. 옆 사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식사 중이면 나이프와 포크를 접시 위에 교차해 놓는다. 포크는 항상 엎은 상태로 접시에 올려놓는다. 나이프는 항상 칼날이 자기 몸쪽을 향하게 두어야 한다. 칼날이나 포크의 날이 함께 식사하는 상대방을 위협하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화장실을 가거나 전화를 받기 위해 잠깐 자리를 비울 때에는 접시 위에 포크와 나이프를 팔자모양으로 놓는다. 시계 바늘의 ‘4시 40분’ 모양이 되도록 두면 된다. 식사를 마친 접시는 포크와 나이프의 손잡이가 모두 ‘4시’ 방향을 향하도록 가지런히 접시 위에 놓는다.

에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코스요리는 ‘에피타이저(전채)→스프→빵→샐러드→메인디시(주식·main dish)→디저트(후식)→커피 또는 차’의 순서로 구성된다. 에피타이저는 식욕을 돋우기 위해 나오는 음식으로 양이 적다. 빵의 기능은 혀에 남아있는 음식의 맛을 닦아내 다음 요리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음식이 나오는 사이사이에 손으로 먹을 만큼만 떼어 먹는다. 서양에서는 빵을 예수의 몸이라고 생각해 나이프로 잘라서 먹지 않고 손으로 뜯어먹는 경향이 남아 있다.

육류 요리 중 가장 대표적인 스테이크의 굽기 정도는 5가지가 있다. 레어, 미디엄 레어, 미디엄, 미디엄 웰던, 웰던 순으로 웰던이 가장 바짝 익힌 것이며 주문할 때 취향에 따라 고른다. 고기를 먹을 때는 왼손에 잡은 포크로 고기를 고정시킨 후 나이프로 잘라 바깥쪽에서부터 안쪽으로,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잘라가며 먹는다. 생선요리는 위쪽부터 먹는다. 위쪽을 다 먹은 후 생선을 뒤집는 건 매너가 아니다. 뒤집지 않고 뼈를 발라낸 뒤, 그 상태에서 조금씩 잘라가며 먹는다. 발라낸 뼈는 접시 가장자리에 놓는다.

식사 중 대화도 중요

식사 중의 에티켓도 중요하다. 이야기하면서 식사한다 해도 음식을 입에 가득 넣고 말을 해선 안된다. 자신의 포크로 다른 사람 접시의 요리를 가져다 먹는 것은 금기에 속한다. 빵을 손으로 집어먹기 때문에, 식사 중에는 손으로 귀나 코, 머리 등을 만지거나 긁지 않는 것도 신경쓸 부분이다.

동양과 서양의 테이블 매너는 다른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는 식사 시간에 말을 하면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지적받지만, 서양에서는 식사시간이 사교의 장이기도 하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예의다. 우리의 식사 예절과는 반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식사 예절 역시 서양식 못지않게 까다롭고 복잡한 것도 사실이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가 신하들을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까다로운 테이블 매너를 만들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현재와 같은 테이블 매너로 다듬어 보급했다고 알려져 있다.

백수정 올림픽파크텔 지배인 미니 인터뷰

―테이블 매너 강좌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올림픽파크텔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글로벌 매너교육입니다. 파크텔이 소속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공익법인이거든요. 여성가족부의 청소년활동인증도 취득한 국가인증 강좌입니다. 21세기 국제화 시대를 이끌어갈 청소년이라면 꼭 알아야 할 서양식 식사 에티켓을 3시간에 걸쳐 가르칩니다. 파워포인트(PPT)를 활용한 강의를 1시간 듣고, 이후 2시간 동안 양식 풀코스 요리를 먹으면서 식사 예절을 익히게 되죠.”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배웠나요.

“강좌를 시작한 2013년 7월부터 지금까지 약 2000여 명의 학생을 가르쳤어요. 2014년 한 해만 1500명의 학생이 다녀갔죠. 시간이 지날수록 입소문이 나 점점 신청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있나요.

“포크 사용법을 잘 모르는 학생이 의외로 많습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도구 중 하나지만, 쥐는 법이 학생마다 제각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막대기를 쥐듯이 하거나, 숟가락을 쥐듯이 하는 방식은 모두 잘못된 것입니다. 나이프는 오른손, 포크는 왼손에 잡는데 왼손잡이라도 이 원칙에 따릅니다.”

―일상생활에서 지나치기 쉬운 서양식 식사 에티켓을 알려주세요.

“스프는 입으로 불지 않고 스푼으로 저어서 식히는 것이 좋습니다. 스프를 떠 먹을 때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스푼을 움직이면 유럽식이고,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움직이면 미국식이랍니다. 빵에 스프를 찍어먹는 것도 매너에는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정통 서양식 에티켓에서는 빵에 발라먹는 버터 외에 쨈을 요구하는 것도 금지예요.”

―복잡한 서양식 식사 예절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두 가지 정도를 기억하면 식사 예절에서 크게 실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좌빵우물’입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빵은 왼쪽에, 물은 오른쪽에 위치한다는 것이죠. 식사 중에 빵접시를 이리저리 옮기면 옆 사람의 빵접시와 혼동될 수 있으니까요. 두번째는 여러 개의 포크와 나이프가 놓여 있을 때는 항상 제일 바깥쪽부터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포크의 경우 왼쪽에서 가장 바깥쪽부터 샐러드 포크→생선 포크→디너 포크로 놓여있는 식이죠. 접시 위쪽의 포크와 스푼은 디저트 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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