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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온 복 놓치고 망신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축구가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대한축구협회의 무능이 자초한 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오는6윌4일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제4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한국의 국제심판1명의 파견을 요청했다가 대한축구협회가 인선문제로 자중지란을 일으키자 지난9일 심판초빙을 취소한다는 전문을 보내온 것으로 밝혀졌다.
FIFA는 당초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심판위원장인 「알바레즈」씨(필리핀)의 추천에 따라 한국의 이도하국제심판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토록 초청했었다.
이에대해 국내심판계에서는 7명의 국제심판중 경력이 적은 이도하씨가 선정된 과정에 의혹을 품고 논란을 일으켰으며 대한축구협회는 이러한 국내심관계의 여론에만 쫓겨 지난달 멕시코대회에 참가할 심판의 교체를 FIFA에 요청했다.
그러나 FIFA주관의 국제대회인 경우 FIFA는 오로지 AFC나 유럽축구연맹(UEFA)등 각지역국제연맹의 심판위원장에게만 추천을 의뢰하는 것이며 대한축구협회는 이러한 절차를 알지못한채 AFC심판위원장인 「알바레즈」씨를 통하지않고 직접 FIFA에 파견심판의 교체를 요구하는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이도하씨가 선정된 것은 「알바레즈」씨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학생축구선수귄대회때 이씨의 심판활동을 지켜본데다 AFC심판위원회의 동북아시아지역담당인 김주원씨(부산축구협의부회장)의 천거에 따른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부산거주자로 지방인사라는 핸디캡때문에 서울중심의 축구심판계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셈이다.
맥시코 대회에는 한국도 아시아대표로 출전하며 이러한 상황에 심판을 참가시키지 못하는것은 국가적인 수치이며 축구 외교상으로도 큰 손해다.
더구나 한국의 축구국제심판은 윌드컵대회나 올림픽에도 초청받지 못하며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가 유일한 세계규모의 활동무대였으나 이것마저 소아병적인 경쟁의식과 축구협회의 경솔한 업무처리로 스스로 놓쳐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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