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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데이터] 금값으로 본 유가 하락 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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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제유가 폭락의 진짜 원인은 미국 달러 강세 전망 탓일까.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은 “금과 원유 가격을 직접 비교·분석해 보니 최근 유가 추락은 통화 강세 또는 디플레이션 전망 탓이라기보다는 공급 과잉이 주요인이었다”고 6일 전했다. 하루 전인 5일 가격 기준으로 1온스로 살 수 있는 원유는 23.9배럴이었다. 이는 1998년 러시아 채무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높았다.

 금과 원유 가치의 직접 비교는 19세기식 금본위제 가격이다. 원유 가치를 금으로 환산해서다. 종이돈의 문제인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은 금-원유 비교엔 끼어들 틈이 없다. 따라서 최근 유가 급락은 순전히 공급 과잉 탓이라는 결론이 가능하다.

 마이클 숄 마켓필드 애셋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프래킹(수압파쇄) 등 신기술 등장으로 채굴이 어려웠던 셰일오일이 생산되고 있는 등 원유 공급이 많이 증가했다”며 “수요가 (경기 침체 등으로) 악화되지 않았는데도 원유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요즘 세계 원유는 하루 소비량보다 150만~200만 배럴 정도 초과 생산되고 있다. 연간 단위로는 최소 5억4000만 배럴 이상이 공급 과잉이란 얘기다.

 원유의 금본위제 가격은 원유 가격의 미래를 가늠하도록 해주기도 한다. 블룸버그는 “역사 경험에 비춰볼 때 금과 원유의 교환 비율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유가는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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