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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마리 학의 군무, 순천만을 물들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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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와 검은머리갈매기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갯벌 위로 날아오르고 있다. 순천시는 다음달 28일을 흑두루미의 날로 지정했다. [사진 순천시]

‘생태의 보고(寶庫)’ 전남 순천만에 흑두루미가 1000여 마리가 찾아와 전국에서 탐방객들이 몰리고 있다.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는 행운과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길조다.

 순천만에서는 올해 흑두루미 966마리와 재두루미 35마리, 검은목두루미 4마리 등이 관찰됐다. 1만여 마리의 희귀철새도 함께 겨울을 나고 있다. 매와 노랑부리저어새·검은머리갈매기·고니 등 법정 보호 조류들도 찾아든다. 두루미는 매년 10월 하순 찾아와 이듬해 3월 중순 시베리아 등지로 떠난다.

 순천만이 ‘천학(千鶴)의 도시’가 된 것은 온화한 날씨와 천혜의 서식 환경이 맞물린 결과다. 흑두루미들이 잠을 청하는 순천만 동쪽 해룡면 갯벌은 웬만한 추위에도 얼지 않는다. 들녘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곡식이나 갯지렁이 등 먹이도 풍부하다.

 순천만 탐조대와 천문대를 연계한 철새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흑두루미 탐조 체험’은 이달부터 3월까지 매주 토·일요일 하루 2차례 진행된다. 순천만 자연생태관에서 1회 20명씩 현장에서 접수를 받는다. 오전 10시 시작하는 1코스는 자연생태관에서 람사르길을 거쳐 소리체험관까지 1시간가량 걸린다. 2코스는 오후 2시 자연생태관을 출발해 람사르길과 탐조대까지 2시간 동안 진행한다.

 자연과의 공생을 체험하는 새벽 탐조 프로그램도 있다. 3월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6~9시 진행한다. 순천만 갯벌에서 잠을 깨 먹이를 찾는 흑두루미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기정 순천시 순천만보전과장은 “1996년 두루미류 79마리가 처음 관찰된 이래 가장 많은 철새가 찾아와 보호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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