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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 예술문화 거리 조성…방치된 공간, 예술로 숨 불어넣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에 예술문화 거리가 조성된다.

7일 미술계에 따르면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박수근(1914∼1965)과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이 생활했던 공간을 두 축으로 삼아 새로운 예술문화 기지가 구성될 예정이다.

서울 안팎에서는 창신동 393-16번지(지봉로 11) 박수근의 옛 작업실 터와 197번지(종로53길 21) 주변의 백남준 생가 터를 중심으로 이 지역을 토대 삼아 자생한 예술문화 인프라를 통합 구축해 지원하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은 “박수근과 백남준은 한국에서뿐 아니라 글로벌 문화예술계에 커다란 이정표로 작용할 수 있는 높은 가치의 아이콘”이라고 말한다. 박 회장은“버려지다시피 방치된 공간의 문화적 역사를 다시 돌아볼 수 있게끔 정돈하는 것만으로도 상상 이상의 파급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예술문화 거리 조성에 관련해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창신동은 예술적 유산이 도시의 일상과 융합해 품격 높은 문화적 가치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박수근은 6·25전쟁 중 미군부대에서 초상화를 그려 모은 돈으로 창신동에 판잣집을 마련해 거처 겸 작업공간으로 삼았다. 박수근의 옛집은 국밥집으로 변했다. 2013년 간판 발치에 붙여진 검은색 표지판이 한국 현대회화 거장의 작업공간을 기억하는 장치의 전부다.

백남준은 6∼18세 때 창신동 일대에 살았으며 세상을 떠나기 2년 전 인터뷰에서 “창신동에 가고 싶다. 집은 불타 없어졌지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총면적이 9900m²(약 3000평)나 됐다는 백남준 생가 터는 현재 교회, 단층 가옥, 상가 건물로 빼곡히 채워졌다.

2013년 뉴타운 지구에서 해체된 이 지역은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을 겪으면서 현재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도가 심해진 상태다. 그러나 낡은 봉제공장과 문구상가 사이로 자생한 소규모 갤러리, 각종 공방, 카페거리를 묶으면 새로운 형태의 문화예술기지를 형성할 잠재력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창신동 곳곳에는 봉제공장에서 얻은 자투리 천으로 생활소품을 제작하는 디자인회사, 거리 특유의 분위기를 인테리어와 소품 디자인에 반영한 카페가 속속 생겨났으며 젊은 디자이너와 숙련된 봉제인력을 연결하는 프로젝트와 관련 세미나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창신동 예술문화 거리 조성’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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