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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으로 거짓말 감지 … 정확도 70%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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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래형 거짓말 탐지기 제작에 이용된 바디슈트형 감지기. 위의 모델은 엑스센스 사가 개발한 것으로 영화 특수효과 제작에 많이 쓰인다. [사진 엑스센스]

피의자의 몸에 이런저런 계측 장치가 붙어있다. 수사관의 질문에 답할 때마다 기록 장치의 바늘이 움직인다. 대부분의 경우엔 바늘 움직임이 크지 않다. 하지만 범행을 부인하는 순간 바늘이 격렬하게 움직인다. “거짓말을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아온 거짓말탐지기 장면이다. 10년 내에 다른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심장박동이나 땀 분비 여부보다 팔을 흔들고 엉덩이를 들썩이는지 여부가 거짓말 지표론 더 믿을 만 하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영국의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영국과 네덜란드의 연구진이 참과 거짓을 70% 이상 구분해 내는 새로운 거짓말 탐지 방식을 개발, 5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발표한다”며 “몸 전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10년 내에 전세계 경찰서에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방식은 1921년 존 라슨이란 경찰관이 착안한 것이다. 거짓말을 할 때 심장박동·혈압·호흡이 달라지고 땀이 나는 등 생리적 변화가 있다는 원리에 따라 이들 반응을 측정한다. 한때 각광을 받았으나 근래엔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 연구진은 거짓말을 할 경우 좀더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는 원리에 집중했다. 17개 센서를 통해 몸에 있는 23개 관절의 3차원 움직임을 1초당 120차례 감지한다.

 연구진 중 한 명인 로스 앤더슨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우리 방식의 정답률은 70% 정도이며 어떤 테스트에선 8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짓말을 할 때 팔을 좀더 흔드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만 가지곤 60% 정도만 맞출 수 있고 몸 전체를 봐야 70%로 올라간다”며 “질문 기술을 개선하면 정답률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SF영화의 특수촬영 때처럼 전신에 센서가 달린 옷을 입어야하는데 그 옷이 3만 파운드(5000만원)나 한다는 것. 앤더슨 교수는 “비용을 낮추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23개 관절의 3차원 움직임 포착
생리 반응 측정하는 것보다 정확
센서 1대 5000만원 비용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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