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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tart] 철원서 '나눔'베푼 가수 유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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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가수 유열씨(뒷줄 오른쪽에서 둘째)와 학습지 업체 멀티클래스 대표 최훈씨(뒷줄 완쪽에서 셋째)가 강원도 철원 위 스타트 마을에서 어린이들에게 뮤지컬 동화책과 초등학습지 등을 기증했다. 김성룡 기자

"와, 가수 유열 아저씨다."

"아저씨가 주신 동화책에 사인받고 싶은데, 책에 연필자국 내면 엄마한테 혼나겠죠?"

웬걸, 이날은 엄마가 관대하다. 어서 들고 가서 사인받아오라고 쿡쿡 찌른다. 아이들 차례가 끝나자 엄마들이 유씨 앞에 줄을 선다. 유씨의 사인을 받고는 소녀처럼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13일 오후 위 스타트 철원마을에서의 일이다.

접경지역에 영세농이 밀집한 철원군 민북마을 어린이들에게 유미디어(대표 유열)에서 '뮤동이의 뮤지컬 동화', 멀티클래스(대표 최훈)에서 초등학습지 '멀티클래스 월간평가'와 인터넷 학습 사이트(www.multiclass.co.kr) 1년 무료 이용권을 기증했다. 동화책과 학습지가 각각 1000만원 상당이다.

이곳 위 스타트 센터에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영세농 자녀 142명을 돌보고 있다. 이 중 초등학생은 60여 명. 최 대표는 "이번 9월호를 시작으로 2년간 매달 어린이에게 학습지를 우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습지 1000권에 학습권 60매다.

이날 유씨는 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에겐 최수종.신애라 등이 읽어주고 뮤지컬 배우들이 노래한 한글판 책과 CD를, 4학년 이상이겐 EBS-TV의 원어민들이 녹음한 영어판을 제공했다.

"100명의 어린이가 볼 수 있도록 100세트를 준비했어요"라는 유씨의 말에 1학년 주형이가 "와, 100세트씩이나"라고 탄성을 질러 모두가 웃었다. 주형이는 받아든 '백설공주'를 이내 펴들고 독서를 시작한다. 딸 부잣집 엄마 이지연(28)씨도 얼굴이 펴졌다.

다운이(9).다정이(8) 아래로 갓난아기 등 동생이 둘이나 있어 아이들에게 동화책 읽어줄 겨를이 없어 미안했는데 다행이란다.

안승열 위스타트 철원마을 추진위원장은 "아이들이 보다 나은 여건에서 공부할 수 있게 도와줘 주민 대표로서 감사한다"며 "좋은 학생으로 키우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유열 씨는 "'뮤동이' 동화 시리즈를 이렇게 뜻깊은 데 쓰기는 처음"이라며 "철원 어린이들이 전국에서 뮤지컬을 제일 잘 알고 영어도 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철원=권근영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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