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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콸미강 댐, 7개월 협상 끝 타결 … 법원 판결 기대지 않고 설득·타협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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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미국에서 댐 사업 갈등 해결의 시작은 1974년 스노콸미 강 사례다.

1950년 심각한 홍수가 발생한 이후 주 정부는 스노콸미 강에 홍수 조절용 댐을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 주민들은 집과 농지를 보호해 줄 댐의 건설을 지지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도시까지 홍수를 확산시키고 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는다며 댐 건설에 반대했다.

이 같은 의견 대립의 교착 상태가 오래 지속되자 주지사는 1974년 제랄드 코믹과 제인 맥카시에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조정을 의뢰했다. 제랄드 코믹과 제인 맥카시는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각 이해당사자들 간 대화를 진행했다. 7개월여 시간이 흐른 뒤 10명으로 구성된 협상 대표들은 모든 관계 당사자들의 지지를 받아 공동 제안서에 서명했다. 조정을 거친 후 댐 건설, 홍수조절 기구 설립, 토지이용계획, 관리위원회를 포함하는 합의까지 이뤄졌다. 이는 댐 사업 갈등 해결의 시작이자 한탄강댐 갈등과 유사한 사례다.

미국의 댐 사업 갈등과 조정 사례로는 그래이록스댐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갈등과 조정은 1973년 시작해서 1979년에 끝났다. 미주리 유역 발전 사업단은 16억 달러를 들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화력발전소 가동을 위해 필요한 물을 그래이록스댐에서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많은 반대와 갈등이 발생했다. 지역농민과 목장주인들은 댐 하류지역 수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 환경단체들은 하천의 흰두루미 서식지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반대했다. 심지어 주정부도 환경단체와 연합해 그래이록스댐이 하천에 미치는 환경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하고 사업시행자인 미국 육군 공병단과 지역발전청을 대상으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사업자 측은 법원 판결을 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을 우려했다. 이에 문제 해결을 신속히 하고자 소송 방식이 아닌 협상 방식을 제안했다. 사업자의 제의로 연방정부·주정부·환경단체·지역개발업자 등 10명의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협상이 진행됐다. 결과는 발전소를 건설하되 노스플래트 강의 적정수량을 유지해 두루미 서식지와 네브라스카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조건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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