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보다 손해에 민감, 실패 두려워해 … '손실회피심리' 극복해야

중앙일보

입력 2014.12.29 00:47

업데이트 2014.12.29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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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어떤 사람이 나타나 당신에게 1만원을 준다. 그러면서 게임 참가를 제안한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받았던 1만원을 도로 내놓고, 뒷면이 나오면 2만원을 더 준다. 최악의 경우 받았던 돈을 도로 내놓고, 운 좋으면 모두 3만원을 챙긴다.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십중팔구 게임 참가를 거절한다. 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1만원을 지키기 위해서다. 바로 이 실험이 행동심리학·행동경제학에 큰 영향을 미친 대니얼 카너만(Daniel Kahneman)·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의 손실회피성향(loss aversion) 실험이다.

카너만은 이처럼 이익을 볼 기회가 있어도 손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간 행태 연구의 토대를 마련한 공로로 심리학자로는 처음으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동료 연구자 트버스키가 죽은 뒤였다. 카너만에 따르면 인간은 불확실한 이익보다는 확실한 손해를 더 크게 체감한다. 무엇을 얻었을 때의 기쁨이 1이라면 그것을 잃었을 때의 고통은 2를 초과할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 고통이 훨씬 더 커지기도 한다.

 이같이 인간은 실패를 본능적으로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실패한 일에 대해서는 떠올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하기 쉽다. 또 한 고비만 넘으면 성공이 보일 수도 있는데 실패가 예상되면 도전을 멈추기도 한다. 실패를 원천적으로 피하면 최소한 현상은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주식시장에서도 손실회피 때문에 기회를 놓치거나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주식 투자에서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번번이 실패하는 건 손실을 싫어하는 성향의 탓이 크다.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만 오르면 떨어질 것을 우려해 팔고, 미처 손절매할 겨를도 없이 폭락한 종목은 다시 오를 때를 기다려 처분을 미루게 된다. 사실 팔아야 할 주식은 투자가치가 떨어진 폭락한 종목이다. 그러나 손실이 현실화하는 것을 싫어해 이런 행태를 보인다.

이런 인간의 행태는 실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실패에 대한 공포심을 떨쳐내고 정교하게 위험 요인을 제거한다면 실패는 성공의 열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동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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