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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인이 뽑은 2015년 사자성어 … '필사즉생'

중앙일보

입력

'필사즉생(必死則生) - 죽기를 각오하고 경영에 임해야 생존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기인 500명에게 내년 경영환경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사자성어로 물었더니 가장 많이 나온 답이다. 중기중앙회는 23일 "중기인들이 가장 많이 꼽은 필사즉생은 중소기업 앞에 놓인 내년 한 해의 경영환경이 생사를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죽기를 각오할 만큼 비장한 결의를 하고 경영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나온 대답은 ‘거주양난(去住兩難)’과 ‘속수무책(束手無策)’이다. 거주양난은 머물러야 할 지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하는 말이다. 중소기업환경의 앞날을 전망하기 어려워 투자나 채용 규모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속수무책 역시 뻔히 보면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꼼작 할 수 없다는 뜻으로 기업 내외부의 위기요인을 알고 있지만 스스로 대응책을 세울 수 없는 중소기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말이다. 지난해 이맘때 중기인들이 꼽은 사자성어는 '기진맥진(氣盡脈盡)‘이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들이 이렇게 내년도 경영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중 대부분이 ‘내수경기 부진’을 들었다. 글로벌화가 취약한 국내 중소기업의 처지를 감안해 보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중소기업은 2년 7개월째 ‘내수부진’을 최대 경영애로로 꼽고 있다. 이어서 ‘세계경제 회복불투명’과 ‘대기업의 실적악화 우려’란 응답도 나왔다. 세계경제 회복 불투명은 수출 중소기업에게, 대기업의 실적 악화는 협력중소기업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절박함이 묻어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이 밖에도 ‘정책효과에 대한 기대 하락’도 23.6%를 차지해,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중소기업 현장까지는 도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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