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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사설] '올림픽 어젠다 2020' 과 평창 올림픽 분산 개최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지난 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올림픽 어젠다 2020’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2000년대 들어, IOC는 심각한 위기에 부딪혔다. 올림픽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개최 도시의 부담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치른 도시마다 경제 파탄과 환경 훼손으로 몸살을 앓았다. 뮌헨, 생모리츠, 스톡홀름, 오슬로 같은 도시들은 주민투표를 통해 올림픽 개최를 포기하기도 했다.

‘올림픽 어젠다 2020’은 환경파괴, 경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림픽 슬림화’에 집중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어젠다에 따르면 앞으로 올림픽은 2개국에서 공동으로 치르는 것이 가능하고, (한 국가의) 2개 도시 이상에서 분산 개최하는 것도 허용한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지난 6일, IOC 집행위원회 전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2018년 동계올림픽과 2020년 하계올림픽 경기장을 나눠 치를 수 있도록 허용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며칠 뒤 총회에서 ‘올림픽 어젠다 2020’이 통과될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었다. 위원장의 말은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일본과의 분산개최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에서부터, 국내 혹은 강원도 도시들끼리 올림픽을 나눠 치르자는 주장, 북한의 원산 등과 함께 남북 공동 개최를 하자는 논리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혼란이 점점 커지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올림픽 분산 개최론에 대해 “의미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럼에도 재원분담과 올림픽 경기 후 시설 유지 활용 방안을 놓고 벌이는 관련 단체들 사이의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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