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호주식 리코타 핫케이크네 여행 때 반한 ‘타향의 맛’ 누려~

중앙일보

입력 2014.12.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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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나 연수, 근무 등의 이유로 해외에서 체류할 경우 누구나 한번쯤 ‘고향의 맛’을 그리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에 돌아오면 그 시절 머나먼 타지에서 먹었던 ‘타향의 맛’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최근 롯데월드몰·코엑스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초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외식 프랜차이즈가 속속 한국에 둥지를 틀고 있다.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유명 맛집을 한국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지에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현지와 국내 매장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뉴욕의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1887년 설립)에서 40년간 헤드 웨이터로 근무한 울프강 즈위너(Wolfgang Zwiener)가 2004년 맨해튼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차린 스테이크 전문점이다.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는 미국 뉴욕 4개 지점, 하와이·일본 등 9개 매장이 있으며 내년 2월 서울 청담동에 10번째 매장을 낸다.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측에 따르면 일본의 롯폰기 지점에는 약 2개월간 예약이 차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의 스테이크는 미국 내 상위 3%에 해당하는 USDA 프라임 등급의 블랙 앵거스 품종(USDA Prime Grade Black Angus) 소고기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를 건식 숙성 방식을 통해 28일간 숙성시킨 뒤 780도 고온의 브로일러(열원이 위쪽에 있는 오븐)에서 구워내 뜨거운 접시 위에 올려 낸다. 대표 메뉴는 포터하우스 스테이크(사진). 우리가 흔히 티본이라 부르는 부위 중에서도 허리 쪽 부위에 가까워 안심 비율이 다른 티본 부위에 비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차이점=한국에는 내년 2월에 문을 열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차이점을 알 수 없지만 일본의 경우 구운 참치 요리에 와사비와 간장이 제공되고, 밥 주문이 가능하다.

빌즈(bills)

통·번역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송은정(31)씨는 지난해 가을 호주 시드니로 보름간 여행을 다녀왔다. 송씨가 여행의 필수 코스로 선택한 곳이 바로 호주 가정식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빌즈였다. 일본 도쿄로 출장을 다니면서 빌즈를 접한 그는 그 맛에 반해 ‘원조’ 맛은 어떨지 궁금했다. 유럽풍의 편안한 느낌의 본점에서 빌즈의 대표 음식인 리코타 핫케이크(사진)를 먹은 그는 웨이터에게 “한국에도 꼭 진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의 바람대로 빌즈는 지난달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입점했고 송씨는 이곳의 단골 손님이 됐다.

빌즈는 재료의 신선함을 살린 간편한 요리법으로 ‘호주의 제이미 올리버’로 불리는 요리 연구가인 빌 그랜저(Bill Granger)가 1993년 번화가인 달링허스트 길모퉁이에 작은 레스토랑을 차린 데서 출발했다. 대표 메뉴인 리코타 핫케이크와 유기농 스크램블 에그가 유명해지면서 일본·영국·하와이 등에 진출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리코타 핫케이크는 바나나와 허니콤(벌집)버터가 곁들여 나온다. 일반적인 핫케이크는 납작한 반면 이곳의 핫케이크는 리코타 지즈가 들어간 반죽을 팬 대신 오븐에 구워 두툼하고 입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파블로바’로 불리는 디저트 메뉴도 국내에선 보기 드문 메뉴다. 설탕을 넣고 휘저어 거품을 낸 달걀 흰자 요리인 머랭에다 크림 요거트와 과일, 피스타치오(견과류의 일종)를 올려 상큼한 맛을 더했다. 호주에선 아메리카노를 ‘롱블랙’이라고 부르는데, 아메리카노보단 에스프레소(커피 원액)에 가까울 정도로 카페인 농도가 진하다. 빌즈에선 호주식 커피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입맛에는 진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빌즈는 점심식사부터 영업을 하는 다른 호주 레스토랑과는 달리 오전 8시부터 밤 11시까지 쉬는 시간 없이 영업하며 저녁에는 와인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차이점=해외 빌즈 매장은 중앙에 공용 테이블이 있어 모르는 사람과도 자연스레 어울려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다른 일행과 한 테이블을 쓰는 것을 낯설어 하는 한국 문화를 감안해 한국 매장에는 중앙을 바(Bar) 형태로 만들었다. 퇴근길에 맥주나 와인을 한 잔씩 하는 한국 문화도 반영된 것이라 한다.

딘앤델루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섹스앤시티’ 등 칙릿(Chick Lit, 젊은 여성의 일과 사랑을 주제로 한 문학 작품) 영화의 단골 배경으로 등장하는 식료품 판매점 내지 레스토랑이 바로 이곳이다. 푸드블로거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이탈리아 본토 음식’을 뉴요커에게 전파하고 싶었던 조르지오 델루카가 70년대 고등학교 교사 자리를 그만두고 작은 치즈가게를 낸 데서 출발했다. 어린시절부터 델루카의 친구이자 당시 출판회사 매니저로 근무하던 조엘 딘이 합세하면서 둘은 77년 딘앤델루카라는 식료품 가게를 열게 된다. 88년 브로드웨이로 확장 이전한 가게는 세 번째 동업자인 건축가 잭 세글릭을 만나면서 한 지붕 아래 다양한 카테고리가 모여있는 현재의 틀을 갖추게 됐고, 곧 뉴욕의 패션 명소로 자리잡게 됐다.

한국에는 2011년 9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시작으로 백화점 3곳에 입점했다. 단독 매장으로는 지난 10월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딘앤델루카는 한 점포 안에 서로 다른 4개의 카테고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커피 등의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바와 ▶전세계 다양한 종류의 빵을 판매하는 베이커리, ▶샌드위치와 샐러드·즉석 조리식품을 판매하는 프리페어드 푸드, ▶올리브 오일 등 식재료와 간식·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리테일숍 등이다. 딘앤델루카 측은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음식인 샥슈카를 변형한 ‘베이크드 에그& 토마토(사진)’를 대표 메뉴로 추천했다.

차이점=미국 현지의 딘앤델루카의 경우 수산·육류·과일·야채 등의 신선식품 카테고리가 있지만 한국 매장의 경우에는 이들 제품군은 취급하지 않는다. 단 파르나스몰에서는 사과·오렌지 등 간단한 과일을 판매한다.

피에프창(P.F.Chang’s)

피에프창의 창업자인 필립창이 93년 미국 애리조나주 스캇츠데일에서 고급 아시안 비스트로를 표방하며 출발한 브랜드다. 필립창은 상하이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라며 다양한 아시아 요리를 접하면서 자랐다. 60년대 초부터 고급 중식당을 경영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아시아 요리를 고급화하고 여기에 미국 스타일을 접목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만 210개 매장, 캐나다·멕시코·칠레·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18개국에서 4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에는 지난달 잠실 롯데월드몰과 삼성동 코엑스몰에 한 곳씩 매장을 열었는데 동북아시아 국가 중에선 한국이 첫 진출국이다. 해외 매장에선 직원이 일일이 젓가락이 든 함을 들고 다니며 “젓가락을 사용하시겠습니까?”하고 물어본 뒤 필요한 사람에게만 젓가락을 꺼내준다. 한국 사람들에겐 낯선 질문이지만 서비스의 동질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한국 매장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에프창의 대표 메뉴는 ‘창스 치킨 레터스 랩(사진)’이다. 버섯·물밤(마름열매) 등을 다진 닭고기와 함께 소스에 볶은 요리에다 바삭하게 튀긴 쌀과자를 곁들여 생양배추에 싸서 먹는 요리다. 매콤한 닭고기와 고소한 과자의 맛, 아삭한 양배추 맛이 잘 어울어진다. 저민 소고기를 바삭하게 익힌 뒤 짭짤한 소스로 볶아낸 ‘몽골리안 비프’는 국적에 상관없이 잘 팔리는 메뉴라고 한다. 바삭하게 튀긴 바나나롤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디저트 메뉴도 인기가 높다. 미국식 스타일을 접목하다보니 와인과 칵테일 등 100여가지의 다양한 주류를 즐길 수 있는 바가 있는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차이점=해외에선 밥과 함께 반찬으로 먹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맛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반찬보다는 요리의 개념으로 먹기 때문에 ‘짜다’고 느낄 수 있어 해외 매장에 비해 짠 맛을 다소 조정했다고 한다.

글=김경진 기자 kjink@jooongang.co.kr, 사진=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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